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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조금 끊기자 고객도 끊겨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14일부터 과열된 휴대폰 보조금 경쟁 단속에 나선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이동통신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보조금 재개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동통신 회사들은 정부의 단속에 맞서 보조금을 늘릴 수도 없고 소비자·유통점들의 요구를 계속 무시하지도 못한 채 정부와 시장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지난 15년 이상 보조금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구매 형태와 유통구조가 보조금을 없앨 수도 없고 계속 경쟁할 수도 없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계륵'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휴대폰 보조금을 법률로 금지하겠다는 국회와 정부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와 유통가에 따르면 최근까지만해도 10만원대에 살 수 있던 최신 스마트폰이 보조금 단속 이후 70만원대로 정상화되면서 유통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기자 매출이 급감한 유통점들이 보조금 지급을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내 대형 이동통신 매장을 운영하는 한 유통점 관계자는 "유통점들은 이동통신 회사에서 지급하는 다양한 수수료를 보조금과 유통마진으로 활용하면서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지난달 보조금 단속 이후 손님의 발길이 끊어진 것뿐 아니라 보조금 자체도 줄어들어 유통점들이 고사직전"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소비자들도 당분간은 휴대폰 구매를 미뤄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와 LG전자의 옵티머스G, 팬택의 베가R3 등 첨단 스마트폰들이 줄줄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판매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70만원대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가 언제 다시 보조금 열풍이 불어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전문가들은 "당분간 올 7~8월 같은 보조금 과당 경쟁은 재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자금력이 부족해 보조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현금을 동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동통신 회사들이 거액의 보조금을 써도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것 외에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시장 구조를 체감하고 있어 보조금 경쟁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동통신 업체 한 고위 관계자는 "보조금 경쟁이 다시 불붙기 어렵다는 현실을 뻔히 알고 있는 유통점들이 당장 매출 급감을 이유로 보조금 재개요구를 내놓으면서 유통점을 관리하는 이동통신 회사의 일부 영업 담당 부서에서는 보조금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을 정도"라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