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의 A고등학교는 지난 26일 학교규칙 개정 안내란 제목으로 A4용지 두 장 분량의 가정통신문을 전교생에게 전달했다. 통신문에는 두발을 비롯해 소지품 및 소지품검사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었다. 이 중 학생들의 반발을 사는 것은 휴대폰 및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부분이다.
학교 측은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휴대폰 및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담임교사가 해당 기기들을 수거, 보관한 뒤 종례시간에 학생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따라서 A고 학생들 사이에서 이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학생은 "휴대폰을 학교에 가져왔다고 무조건 압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휴대폰을 쉬는 시간에만 쓰고 수업시간에는 안 쓰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게다가 걷어간 휴대폰이 분실 혹은 파손될 경우 그 책임을 학생한테 떠넘기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A고의 한 관계자는 "전에 한 학생이 고장난 휴대폰을 제출하고 선생님에게 그걸 변상해 달라는 사례가 한 번 있었다. 그래서 학생 대표들이 토론을 거쳐 해당 조항을 만든 것"이라며 "원래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에 휴대폰을 가져오면 안 된다. 불가피한 경우는 허용하나 휴대폰을 학교에 들고 오면 안 되는 게 기본 원칙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누구나 다른 사람이 내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왜 내가 책임져야 하는지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우리는 다르게 볼 수 있다. 분실·파손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게 아니라 혹시나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봐달라. 휴대폰 관리에 더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제로 수거된 학생들의 휴대폰이 분실·파손될 경우 이는 민법상 교사나 학교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학칙 개정안은 민법과 충돌 가능성이 있다. 한 법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 보관했는데도 분실·파손된 것이라면 책임이 없지만, (학교측)과실이 입증되면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학칙 개정을 위한 해당 가정통신문에는 학생과 학부모의 서명을 요구하는 학부모 동의서가 첨부됐다. 찬반을 묻는 방식이 아니라 정해진 사안에 일방적 동의를 구하는 형식인 것. 학교 측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다시 학교운영위원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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