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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강남 보금자리 인근 대모산 주변 전원마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01 17:22

수정 2012.11.01 17:22

도심접근성과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인기가 많은 서울 대모산 자락의 전원마을들은 강남보금자리지구 개발로 도로 등 각종 생활인프라 시설이 좋아졌지만 오히려 거래가 뚝 끊긴 상태다. 교수마을 전경.
도심접근성과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인기가 많은 서울 대모산 자락의 전원마을들은 강남보금자리지구 개발로 도로 등 각종 생활인프라 시설이 좋아졌지만 오히려 거래가 뚝 끊긴 상태다. 교수마을 전경.

"향후 KTX역이 신설되고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서 주변 편의시설은 좋아지고 있는데 매매가는 도통 오르지 않고 그대로네요." (서울 자곡동 B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인근 대모산 자락에 위치한 전원마을은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도심접근성도 좋아 단독주택지로 각광받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인근이 강남보금자리지구로 개발되면서 도로망과 편의시설이 새롭게 정돈돼 더욱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개발호재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호재에도 시큰둥

1일 기자가 찾은 자곡동 일대 전원마을인 궁마을, 쟁골마을, 교수마을, 못골마을은 수서역에서 차로 5분 이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지만 조용한 시골마을 같았다. 이들 마을 주변은 보금자리주택 건설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쾌적하고 한적한 느낌마저 들었다.

대모산 자락에 위치한 교수마을은 교수동호회가 공동으로 집을 지으면서 만들어진 곳으로 농가주택과 고급주택이 혼재해 있었다.


교수마을 인근 주유소 관계자는 "이 마을에는 대모산 뒤에 삼성병원이 있어 병원 고위관계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주민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쾌적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 유입된 사람들로 주택이 오래되더라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교수마을 옆에 위치한 쟁골마을 역시 마찬가지다. 쟁골마을은 최우수 푸른마을상을 수상할 정도로 좋은 주거환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자곡동 B공인 관계자는 "KTX역이 생기고 보금자리지구 개발로 주변환경이 개선되면 좋아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주민들은 그로 인해 시끄러워질까 걱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생활환경이 더 복잡해지면 전원생활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못골마을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는 주민 박모씨는 "KTX역과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서 못골마을 초입에 있던 비닐하우스가 다 사라지고 도로가 포장됐다"면서 "그러나 여기 사는 사람들은 비닐하우스에서 나는 퇴비냄새나 닭, 개 등의 울음소리 듣는 걸 더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물 거의 없어 거래는 한산

이곳의 단독주택은 수서역과 가장 가까운 궁마을의 경우 3.3㎡당 2500만~30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장 거리가 먼 못골마을은 평균 3.3㎡당 2000만원 선으로 가장 저렴했지만 두 곳 모두 최근 거래가 끊겨 가격변화 역시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수서동 S공인 관계자는 "주변 환경이 좋아지는 것과 무관하게 이곳은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집주인들도 본인이 자곡동 전원마을에서 직접 살고 싶어해 정말 사정이 생기지 않는 이상 팔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자곡동 B공인 관계자는 "현재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매물은 계속 있는 상태지만 급매가 없어 가격변동은 없는 편"이라면서 "매수하려는 사람이 구매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재 거주하는 집을 처분하고 오지 않는 한 집을 잘 보여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몇 년 전만해도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단독주택에 살기 위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고급주상복합의 가격이 뚝 떨어지고 거래도 되지 않으니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해 들어오고 싶어도 못오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이들 전원주택단지는 아직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어 건축규제로 인해 신축이나 증축이 녹록지 않아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또한 고가주택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고 취향대로 짓는 경우가 많아 환금성에도 한계가 있어 주거이전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박지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