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보험 마이너스 수익률 수두룩한데..“장기상품인 만큼 해지에 신중해야”
#. 직장인 김모씨는 금융감독원에서 연금저축 수익률을 공시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4년 전 가입한 보험의 수익률을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10년 뒤 예상되는 보험금이 3000만원이라는 말에 매달 17만원씩 납입하고 있었는데 수익률이 당시 상담사가 설명했을 때보다 훨씬 저조했기 때문이다. 보험을 해약해야 하나 보험사에 문의했지만 가입 초기에는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들었다.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도 보험사의 말만 믿고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지 김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연금저축보험 수익률 공시로 인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연금저축보험 수익률 마이너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채권형 연금저축은 연평균 수익률이 은행·자산운용에 비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손해보험사는 각 회사가 가장 많이 판매한 상품을 기준으로 8개 손보사 가운데 7개 손보사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롯데손보의 '3L명품 연금보험'이 -9.53%로 가장 낮았다. LIG손보의 '멀티플러스연금보험(-9.43%)'과 삼성화재의 '연금보험 아름다운생활(-9.32%)'도 원금을 까먹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8개 생보사의 주력상품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교보생명 가운데 삼성생명의 '골드연금보험' 수익률은 -2.86%다.
IBK연금의 'IBK연금보험(-3.65%)', ING생명의 '세테크플랜 연금보험(-3.40%)', 농협생명의 '베스트파워 세테크 연금공제(-2.0%)'도 원금 손실을 기록했다.
생·손보사가 판매하는 연금보험 상품은 434개에 달한다. 가입자는 손보가 192만명, 생보가 181만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의 특성상 판매 초기에 수수료를 많이 떼다 보니 팔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품의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저조한 계약유지율 문제
가장 큰 문제는 저조한 수익률이 보험의 해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금저축 상품의 10년 계약유지율은 평균 52.4%로 전체 계약의 절반가량이 중도에 해지됐다.
10년 유지율이 50%를 넘는 연금보험은 한화생명의 '하이드림연금보험(55.4%)', 삼성생명의 '골드연금보험(57.9%)', 농협생명의 '트리플에이연금공제(64.1%)' 등 3개에 불과하다.
손해보험의 경우 10년 유지율이 50%를 넘는 연금보험은 현대해상의 '하이노후사랑보험(56.2%)', LIG손보의 '미래골드보험(50.4%)' 등 2개뿐이다. 연금보험은 중도해지하면 은행의 연금신탁이나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보다 돌려받는 돈이 적다. 모집수수료 등 초기에 사업비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금보험은 7년 안에 해지하면 세금 공제와 별도로 모집 수당 등 추가적인 해약 공제가 발생해 환급금이 훨씬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장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해서 보험을 해약하는 것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후 대비를 위한 상품인 만큼 보험유지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거나 계약을 이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 형편에 따라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뚜렷한 방법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상품 판매단계에서부터 장기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해약을 하기보다는 보험료 납입을 잠시 중단하거나 계약을 이전하는 방법을 알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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