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이상엽, “실제라면 은기에게 고백했을 것”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02 12:09

수정 2012.11.02 12:09



한 여자만을 위해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에서 여심을 흔들고 있는 남자가 있다. 바로 KBS2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에서 박준하 역을 맡은 이상엽이 그 주인공.

아직 자신의 인기를 잘 실감하지 못한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박준하라는 인물에 대한 고민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천상 연기자다운 모습을 확인케 했다.

◇ 한 여자를 위한 해바라기 사랑, “서은기라는 이름 정말 많이 읊었어요”

극중 준하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온 은기(문채원 분)를 오랜 시간 짝사랑해오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보단 그녀의 행복만을 바라는 인물.

이에 준하는 ‘다정다감하고 크림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인물. 숫기가 없는 트리플 A형의 성격’으로 설정됐지만 현재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에선 냉철한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너무 부드럽기만 하면 밋밋할 것 같고, 시청자분들도 불편할 것 같아서 감독님과 상의해서 준하의 설정을 바꿔서 진행하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차갑고 팽팽하게 대립하기도 하지만 은기한테만은 쩔쩔매는 인물이 됐죠. 대비가 되니까 훨씬 낫더라고요”

이처럼 오로지 은기만을 생각하는 준하가 되기 위해 그는 촬영장에 가는 시간 동안 슬픈 노래를 많이 듣기도 하고, ‘서은기’ 세 글자를 많이 읊조리기도 한다며 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은기의 아버지인 서정규 회장(김영철 분)이 재희(박시연 분)와 민영(김태훈 분)에 의해 죽게되는 장면에서 준하의 반응을 담은 장면이 두 가지 버전이었다는 것. 방송된 장면은 준하가 자신의 아버지가 은기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릴 수조차 없는 모습이었다.

“방송이 안 된 버전은 준하가 서회장님이 돌아가신 것을 알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었어요. 그 신을 찍을 때 마음속으로 ‘회장님 죄송해요, 은기야 미안하다’를 외치다보니 눈물이 금세 떨어지더라고요. 은기의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가 제 정서를 많이 변화시켜 주는 것 같아요”

◇ 실제 연애스타일? 준하와 정반대! “저라면 무조건 고백했을 거에요”

묵묵히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있는 준하는 지난 13회 방송분에서 마루(송중기 분)를 내치고 은기를 가지라는 민영의 말에 “사랑하면 꼭 가져야 합니까?”라는 대사로 자신의 사랑방식을 표현했다.




사실 이상엽은 이런 준하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그는 “그런 생각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은기를 얼마나 사랑하고 생각하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준하는 은기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켜줘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라는 말로 이내 준하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렇다면 그가 준하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에 이상엽은 “저라면 무조건 고백했을 거에요. 전 제가 좋아하면 어떻게든 만나는, 준하와는 상반되는 스타일이에요”라고 당당히 자신의 연애스타일을 털어놨다.

“근데 며칠 전에 대본을 받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준하처럼 묵묵히 지켜주고 아껴주고 그랬다면 여태까지의 연애들이 어땠을까,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런 생각이요. 준하 때문에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 ‘착한남자’의 예상 결말, “은기와 마루가 행복하길”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착한남자’는 어느덧 4회 방송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병을 앓고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마루와 기억을 되찾은 은기의 모습을 통해 새드엔딩의 결말을 예측하고 있는 상황.

“적어도 은기랑 마루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누가 또 기억을 잃고 아픈 상황이 오더라도 두 사람은 행복하길 바래요. 그리고 준하도 은기에게 위로를 받고 끝이 났으면 좋겠어요. 은기가 준하의 마음을 알고 한 번 되돌아봐주는 거죠. 나쁜 사람들은 벌도 좀 받고요”

결국 이상엽은 자신이 맡은 역인 준하의 사랑이 완성되기보단 은기의 행복이 완성되는 결말을 바라고 있는 셈.

하지만 그는 “아무래도 은기에게 지금 가장 간절한 게 마루잖아요. 근데 살짝 반전이 있어요. 저희도 아직 결말을 몰라서 서로 들은 내용을 갖고 종합해보고 있어요”라고 말해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 배우가 된 계기, “막연한 꿈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행복한 선택”

데뷔 6년차에 접어든 배우 이상엽은 막연하게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연예인의 꿈을 갖고 오디션에 지원해 데뷔하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배우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어머니께서 ‘니가 재밌어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이순재 선생님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걸 보면서 ‘오랜 시간 동안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런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 배우 이병헌과 김명민을 꼽으며 “연기지만 모든 상황을 다 실제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디테일이 있으셔서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도 정말 멋있으신 선배님들이잖아요”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상엽은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로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가 선보인 캐릭터를 선택하기도.

“제가 그동안 맡았던 역할들은 성격이 무난했는데 실제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극과 극을 달리는 성격을 가진 인물이에요. 예를 들면 사이코 패스 같은 찔러도 피한방울 안날 것 같은 냉철한 캐릭터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라고 전하는 이상엽이 앞으로 어떤 연기 변신을 선보일지 기대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하는 작품을 거리낌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좀 만만한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편하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gnstmf@starnnews.com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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