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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건설연관산업] (4·끝) 수요 점점 줄어드는 타일·욕실제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06 17:21

수정 2012.11.06 17:21

[흔들리는 건설연관산업] (4·끝) 수요 점점 줄어드는 타일·욕실제품

건설업계의 후방산업인 욕실업계도 건설경기 침체에 고민이 크다. 욕실업계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외형적 성장을 이룬 덕분에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 수요와 신규아파트 분양이 줄어들면서 생존방안을 위한 내부적 고심에 빠졌다. 이에 따라 욕실업계는 리모델링과 중국시장을 공략포인트로 삼은 상태다.

■경기침체에 시장 축소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일시장은 지난 2008년 563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5047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국내 욕실시장은 품목별로 위생도기와 타일, 수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위생도기와 수전의 시장규모는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지만 타일시장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동반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욕실업계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신규 아파트 분양수가 감소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2008년 외환위기 당시 22만3626가구를 기록한 국내 아파트 분양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14만6259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35%나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국내 분양 가구를 결정하는 주택수요의 지속적인 감소세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서민경제가 악화되면서 가계부채가 증가했고 이는 부동산 구매능력 저하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현재 아파트나 부동산 시장가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수치상으로 명확히 드러난다. 2008년 45만호로 정점을 찍은 국내 주택수요는 매년 7000~8000호가량 점진적 감소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2020년에는 36만호, 2030년에는 30만호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리모델링·중국시장이 해법

현재 국내 욕실업계 빅3업체인 아이에스동서, 대림비앤코, 로얄앤컴퍼니 등은 건설경기 침체에도 외형적으로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의 요업부문과 대림비앤코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964억원과 88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7.8% 성장했다. 로얄앤컴퍼니의 경우 매출액 649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수치는 건설사 특판부문에 대한 매출 비중을 줄이고 사업을 다각화한 탓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요업부문의 특판매출 비중을 2008년도 75%에서 지난해 60%까지 끌어내렸다. 2009년에는 수전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업을 다각화했다. 대림비앤코도 신규사업으로 수전시장에 뛰어들면서 매출액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로얄앤컴퍼니는 위생도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영향이 크다. 결국 어려운 건설시장 속에서의 발 빠른 선제대응이 실적선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욕실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력이 언제까지 먹힐지는 미지수다. 앞서 언급된 대로 주택수요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욕실업계는 분양시장보다는 리모델링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향후 신규 주택보다는 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리모델링 시장은 7조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10조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국 시장도 국내 욕실업계에는 새로운 시장이다. 중국 욕실 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 약 3조원 수준이며 연간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중국 정부의 억제로 주춤한 상태지만 내륙 저개발 지역이 남아 있고, 욕실업계와 비데시장이 걸음마 단계라는 점도 중국 욕실 시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아이에스동서와 대림비앤코는 각각 칭다오와 상하이를 중국시장 공략 거점으로 삼았고, 로얄앤컴퍼니는 다롄을 거점으로 삼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 공략만으로 지속성장을 이끌수 없다"며 "국내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로는 가까운 중국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