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피해자의 아픔을 울부짖는 영화 ‘돈 크라이 마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6 13:28

수정 2012.11.16 13:28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범죄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 것일까?

영화 ‘돈 크라이 마미’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을 잃게 된 엄마가 법을 대신해서 고등학생인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해당 영화는 이혼녀 유림(유선 분)과 외동딸 은아(남보라 분)의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무엇보다 극 중 두 사람이 속옷 사이즈, 이성문제 등 솔직하고 거침없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통해 누구보다 다정한 모녀 사이임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 앞에서 은아와 함께 나오는 조한(동호 분)을 바라보는 유림의 불안한 눈빛으로부터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임을 관객들은 직감할 수 있다.

조한을 향한 은아의 순수한 마음은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일로 짓밟히면서 그녀의 모든 것이 무너지지만 법정에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전치 4주라는 외상만을 잣대로 삼아 판결이 내려지는 씁쓸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유림의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르는 게 법과 상식이다”라는 부르짖음과는 별개로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은 솜방망이 처벌로 분노감이 치밀어 오른다.



특히 은아가 자신 스스로를 더럽다 여기며 욕조 안에서 나오지 않은 채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거야?”라는 절규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게 하면서 진한 슬픔을 자아낸다.

또한 영화 속 등장하는 스카프, 케이크, 첼로 등 다양한 소품들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유림이 남편과 이혼을 마무리하고 두르는 스카프가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라면, 말미 그녀의 팔에서 흘러내리는 스카프는 하나뿐인 딸을 잃어버린 뒤 세상에 아무 미련이 없는 유림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것.

여기에 자신 때문에 슬픔에 잠긴 엄마에게 남긴 은아의 마지막 선물인 케이크에 새겨진 ‘Don’t Cry Mommy’라는 문구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첼로의 선율은 은아의 애처로운 외침 같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처럼 ‘돈 크라이 마미’는 극 초반 미성년자 성폭행범이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잘 그려냈다.



하지만 딸이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된 유림이 법 대신 직접 응징하고자 결심하면서 흐름이 끊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미성년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 체계와 사후 조치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고자 한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후반부가 유림의 복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객들이 고민할 수 있는 몫을 빼앗은 것.

피해자의 가족 역시 괴롭다는 것을 보여주는 걸 넘어서서 유림이 복수를 하나둘 해내가면서 관객들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여운을 없애 허무함마저 느껴진다.

그래도 ‘돈 크라이 마미’가 모순된 법 체제를 향해 날카로운 문제 제기를 던졌다는 부분에서만큼은 의미가 있다.


한편 ‘돈 크라이 마미’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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