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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약국 문닫은 휴일 ‘안전상비약 판매’ 편의점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8 17:56

수정 2012.11.18 17:56

18일 경기도 일산의 한 편의점 매대에 안전상비의약품이 비치돼 있다.
18일 경기도 일산의 한 편의점 매대에 안전상비의약품이 비치돼 있다.

#. 경기도 부천에 사는 오모씨는 "토요일 밤에 갑자기 속이 더부룩해 소화제를 사러 편의점을 찾아 나섰다.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살 수 있다는 방송을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 편의점을 한참 돌다 30분이 돼서야 소화제를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 소화제, 감기약 팔아요?"

당분간 휴일과 심야시간 편의점에서 소화제나 감기약을 구입하려면 소비자는 발품을 팔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화제 등을 판매하는 편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는 곳을 안내하는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는 휴일과 심야시간에는 사실상 먹통이었다. 이에 손쉽게 감기약, 소화제 등을 구입할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자는 짜증만 늘고 있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휴일.심야시간에 서울.경기 지역 편의점 80여곳을 둘러본 결과 안전상비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은 10여곳에 불과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 중 판매 교육과 등록절차를 마무리한 일부 편의점에 아직까지 의약품이 입고되지 않아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화제 파는 편의점 찾아 '삼만리'

주말이면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약 20곳의 편의점을 방문했지만 의약품을 판매하는 곳은 7곳에 불과했다.

또한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 중 일부는 아직까지도 진열대가 마련되지 않았고 용기나 포장의 판매가격 표시나 종합가격표 역시 미흡했다. 판매원 교육도 미흡한 상태였다.

강남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안전상비의약품이 15일 밤 입고됐는데 아직 판매량은 미미하다"면서 "아르바이트생까지 일일이 교육시키는 데 시간상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과 부천 지역에서도 의약품을 파는 편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토요일 저녁이면 사람이 붐비는 부천 상동지역인데도 소화제를 구매하려면 그야말로 '편의점 찾아 삼만리'였다. 근방 1㎞ 안에 소화제, 감기약을 파는 편의점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6일까지 1만5776곳이 약 판매 등록을 마쳤다"면서 "등록 편의점의 약 판매는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네 개인편의점 동참은 멀었다

개인편의점에서는 수요가 있어 의약품을 판매하고 싶지만 등록 절차와 판매교육의 불편함으로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 일산동구의 개인편의점 점주는 "소화제, 감기약 등을 판매하고 싶지만 교육 과정과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POS) 설치가 의무화돼 있어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천 중동의 편의점 점주는 "편의점 판매 약은 약국보다 가격도 비싸 과연 서민을 위한 정책인지 의심스럽다. 정부가 약사회와 제약회사 눈치만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휴일.심야시간대 129는 '먹통'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보건복지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심야시간과 휴일에 콜센터는 사실상 먹통이었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이후에는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야시간에 약 파는 편의점을 찾으려면 인터넷이나 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다산콜센터(1339)가 심야시간대, 휴일에 당번약국을 안내하는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안전상비약품 편의점 판매로 휴일.심야시간대 소화제, 감기약 등의 국민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가 무색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야간에는 응급상담으로 연결하면 소화제 등을 판매하는 편의점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구자윤 김경민 김문희 박소연 박지애 이지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