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건희 삼성회장,도전과 창조의 25년] (9) 소프트 경쟁력으로 점프업 하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02 16:57

수정 2012.12.02 16:57

방문객들이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 위치한 '삼성 딜라이트'를 찾아 다양한 디지털 체험에 열중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 위치한 '삼성 딜라이트'를 찾아 다양한 디지털 체험에 열중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만 파는 시대는 지났다. 소프트 경쟁력이 중요하다. 소프트 경쟁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가 그렇고, 기업 이미지가 그렇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7년에 한 말이다.

이 회장은 오래전부터 하드웨어 제조경쟁력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 경쟁력을 높여야 진정한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 최고 하드웨어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아우르는 트라이버전스(삼중융합) 시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구상에서다. 삼성전자가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설립한 이유다.

또 삼성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나 브랜드 및 서비스 경쟁력 차원에서 '딜라이트'를 운영 중이다.

■MSC, 세계 5위 OS 만들어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바다'는 국내 시장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는 바다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바다 OS를 탑재한 제품은 올 3.4분기에 505만4700만대가 팔려 시장점유율이 3%를 처음 돌파하는 등 세계 5위의 모바일 기기용 OS로 자리잡았다. 이는 글로벌 OS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순위보다 높다. 세계적인 OS 바다를 만든 곳은 삼성전자 MSC다.

MSC는 바다 OS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1200만명이 이용하는 스마트폰 기반 메신저 '챗온' △삼성의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 앱스' △삼성 제품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삼성 컨텐츠 서비스' 등 핵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발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메카다.

지난 2008년 6월 설립된 MSC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중심이다. 설립 당시 이름은 '모바일솔루션센터'였지만 스마트TV 등 사업범위가 확대되면서 곧 '미디어솔루션센터'로 개명했다. 사업 분야는 크게 콘텐츠 서비스와 파트너십, 서비스 플랫폼 3가지로 나뉘어 운영된다. 스마트 디바이스 플랫폼과 각종 콘텐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등 서비스 전반을 개발·기획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는 MSC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 애플과의 특허전쟁 등 정보기술(IT)업계의 무한경쟁에서 소프트웨어를 키우지 않고선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스마트 열풍'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넘어 가전 등 IT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MSC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우수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5만명 중 50%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인력 비율(지난해 10월 기준)을 70%까지 늘리기로 했다.

■삼성 딜라이트, 브랜드이미지 혁신에 힘 보탠다

'삼성 딜라이트'도 삼성이 보유한 소프트 경쟁력의 든든한 한 축이다. 특히 '삼성'이라는 브랜드이미지 강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08년 말 문을 연 딜라이트는 삼성전자가 만드는 다양한 IT기기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2010년 학습프로그램이 도입되면서 살아있는 현장 교육도 가능해졌다. 국내 초·중·고교는 물론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보스턴 경영학석사(MBA)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등 명문 경영대학원 학생들에게 디지털 체험학습의 장으로 쓰이고 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삼성딜라이트 숍에는 또 다른 재미가 가득하다. 이곳 방문객은 총 957㎡(약 250평) 규모의 매장에 가득찬 1200여종의 제품을 시연해본 뒤 구매할 수 있다.


딜라이트는 최근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총 3만여명의 외국인 시찰단이 다녀갔다.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 각국에서 찾아온 국빈급 주요 인사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