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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잦은 술자리 음주 전 먹으면 좋은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07 16:45

수정 2012.12.07 16:45

연말 잦은 술자리 음주 전 먹으면 좋은 것

■ 송년회·동창회 모임 많은 시기, 건강한 음주법

연말에는 동창회, 회사 송년회 등 술자리가 많아진다. 하지만 매일 송년회에 참석하다 보면 연이은 음주로 인해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요새 유행하는 고 카페인 음료와 술을 섞은 '에너지 폭탄주'는 건강을 더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예거밤'이라고 불리는 이 술은 달달한 맛이 나는 데다 '마시면 밤새 춤을 춰도 지치지 않는다'는 입소문까지 퍼져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7일 "연말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소주와 맥주를 섞는 소주폭탄주나 양주와 맥주를 섞는 양주폭탄주, 에너지 음료를 섞은 에너지 폭탄주 등이 유행"이라며 "폭탄주의 도수는 10~15도가량인데 이는 인체에서 가장 빨리 흡수되는 도수이므로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폭탄주 왜 문제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66명을 대상으로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1년간 한 번 이상 폭탄주를 마신 사람은 626명(30.3%)으로 3명 중 1명이었다. 또 2011년 하반기부터 고 카페인 음료가 등장하면서 에너지폭탄주를 마신 사람도 20대 9.6%, 10대 1.1%였다.

하지만 에너지폭탄주는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일반 폭탄주보다 몸에 더 좋지 않다. 에너지음료 한 캔에 보통 80㎎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이는 커피의 10배가량 된다.

전 원장은 "술은 기본적으로 탈수증상을 일으키는데 카페인도 몸 안의 수분을 배출하므로 에너지폭탄주를 먹으면 수분 보충을 많이 해줘야 한다"며 "또 카페인이 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에 술을 마셔도 깨는 느낌 때문에 술을 더 마시게 되는데 이미 몸은 취한 상태이므로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압을 올리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게다가 에너지 음료 자체 칼로리도 높아 살이 찌기 쉽다.

■술 얼마나 마셔야 하나

술자리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기 전 몇 가지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음주로 인해 간이 나빠지면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간 건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며 "만성 간질환자의 경우 철저한 금주가 필요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음주 시 좋은 습관을 유지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주 전에는 먼저 간단히 식사를 하여 속을 채우는 것이 좋다. 술자리에 앉아서 바로 술을 들이켜면 위장관 내에서 알코올의 흡수율이 높아져 일찍 취하게 되므로 피해야 한다. 안주는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음식이 술의 흡수를 늦추고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을 줄이기 때문이다. 또한 술자리에서 중간 중간에 물을 마시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면 술 먹는 간격을 늘리고 알코올을 희석시켜 흡수를 늦출 수 있다.

대체로 체중 60㎏인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대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이내라고 알려져 있다. 이를 술 종류에 따라 환산해 보면 소주는 한 병, 맥주는 2000㏄, 포도주는 750mL 기준으로 1병, 양주는 약 200mL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무게에 맞추어 음주량을 결정하는 것이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음주 후에는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을 취하고 일주일에 2회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조금이라도 피로와 숙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숙취해소는 어떻게 하나

숙취는 음주 후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말하며 보통 술 마신 다음날 속쓰림, 메스꺼움, 구토, 현기증, 두통, 근육통 등 증상으로 나타난다. 숙취는 음주의 양이 많고 적음을 떠나 개인의 알코올 처리 능력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그 과정에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음주 후에 몸이 떨리는 등 저혈당 현상이 나타난다. 저혈당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 섭취가 중요하다. 음주 전 간단한 식사나 유동식 섭취를 하면 좋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간의 포도당 소모를 보충해줄 수 있도록 사탕 2~3개 정도를 천천히 녹여 먹는 것도 좋다. 간혹 술 마신 후에 기름기가 많은 짜장면이나 피자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술 마신 다음 날 몸이 저혈당 상태가 돼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음식들은 위에 부담을 주고 해독을 더디게 하므로 좋지 않다.

술을 마실 때는 수분과 함께 전해질이 우리 몸속에서 많이 배출된다. 전해질이 부족하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무기력해진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에는 전해질이 들어 있는 이온음료를 마셔 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콜라나 사이다 등 칼로리는 높고 영양가 없는 청량음료는 숙취 해소에 별 도움이 안 되므로 자제하도록 한다. 또 우유는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음주 전에 마시는 것은 좋지만 빠른 숙취 해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숙취 해소를 위해서는 음주 중에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를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오이, 배 등 수분이 많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안주로 먹는 것도 숙취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동의보감에도 대표적인 숙취 해소법으로 '발한 이소변(發汗 利小便)'을 꼽는다.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배출한다는 뜻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어야 몸에 있는 숙취 유발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신진대사를 거쳐 잘 배출된다. 이때 해장국의 더운 국물을 마시면 알코올이 잘 빠져 나온다. 대표적 해장국인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은 숙취에 효과가 있다. 얼큰한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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