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장사들이 내년 분.반기 보고서를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해야 하지만 준비 미흡과 홍보 부족으로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그간 자산 규모 2조원 미만 상장사들의 경우 별도 기준으로 분.반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예외없이 연결기준으로 발표해야 한다. 따라서 개별 기준의 실적을 연결기준 실적과 단순 비교할 경우 흑자 또는 적자로 돌변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수 있어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전체 기업이 분.반기 보고서에 IFRS 연결재무제표를 도입한다 해도 원칙적인 의미에서 변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이전 개별기준 실적과 연결기준 실적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데이터를 분석하게 되는 것으로 이로 인해 투자자들과 상장사들 간 혼동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증권정보업체나 증권사 리서치에서 제공되는 기업들의 별도재무제표 실적 컨센서스(시장추정치)의 절반가량은 지분법이익을 제외한 개별이익을 기재하고 있어 이에 대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산 2조원 미만의 기업들에도 분기와 반기 재무제표에 별도재무제표뿐만이 아니라 연결재무제표 공시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기존 종속회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연결재무제표 작성의무가 있는 기업) 중 자산 2조원 미만의 기업들도 종속회사나 관계사의 현재가치를 반영한 실적을 공표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별도재무제표를 작성했던 전체 기업 중 3분의 1가량의 실적이 뒤바뀔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개별재무제표에서 연결재무제표로 변경된 기업들 상당수의 실적이 뒤바뀐 바 있다.
예를 들어 다우기술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262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분법을 적용해 보니 당기순이익이 611억원으로 무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교의 경우는 당기순이익이 611억원에서 지분법 적용 시 527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에스엘(237억→557억원), 농심(862억→848억원), 평화정공(301억→439억원), 화신(499억→347억원), 웅진코웨이(1771억→1671억원), 현대그린푸드(430억→846억원), 세아제강(719억→961억원) 등도 당기순이익이 늘어나거나 줄어들었다.
올해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시멘트는 5억8400만원 흑자에서 자회사들의 손실로 349억7800만원의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JW홀딩스, 한일철강, 와이비로드, 선창산업, STX엔진 등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변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증권사 리서치나 해당 기업들이 각각 입맛에 맞는 재무제표로 사용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당기순이익을 별도기준으로 제공한 기업 중에서는 연결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실적 악화를 우려해 개별 기준으로 발표한 기업들이 상당수 있었다"며 "이런 기업들의 경우 내년 연결기준 재무제표가 의무화되면 실적이 적자로 돌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내년 자산 2조원 미만 기업들의 공시부담 역시 시장의 혼란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회계제도실 관계자는 "자산 2조원 미만 기업들마다 자회사나 관계사 비중에 따라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2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주며 준비해 온 만큼 내년 차질없이 연결실적을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해와 내년 분.반기 실적 비교 시 투자자들의 혼란이 오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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