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벤츠 가치, BMW 절반 수준..젊은층 외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16 16:39

수정 2012.12.16 16:39

세계 최대 고급자동차 회사라는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디터 제체 독일 다임러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찬 계획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MW의 시가총액은 450억유로(588억달러)로 최대 경쟁사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422억달러를 앞지르고 있다.

다임러의 기업 가치에는 트럭 사업이 포함되는데 트럭부문을 제외하면 벤츠의 승용차 부문 기업가치는 250억유로에 그친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다. 벤츠의 시장 가치가 BMW의 절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독일 페어서치의 한스 피터 우드닉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항상 오른 것만 대답한다.

시장가치만 봤을 때 BMW가 선두 기업이다. 시장은 벤츠가 BMW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의 낮은 성적표는 중국시장에서의 성장률이 낮은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인기에 편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벤츠가 어른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젊은층은 벤츠 대신 BMW나 아우디를 선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체 CEO는 최근 독일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5년까지 판매량을 두 배로 늘려 260만대를 생산해 BMW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야심찬 계획은 출발부터 순조로워 보이지 않고 있다. 다임러는 지난 9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보다 4년이나 뒤지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계산이다.

벤츠는 이러한 실적 부진 속에 오는 2014년까지 20억 유로의 비용을 절감하려는 계획을 세워야 했다.

벤츠와 BMW는 판매량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BMW는 139만대를 판매해 벤츠의 119만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이들의 판매량 격차는 19만34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5700대에 비해 더 늘어났다.

영업 이익면에서도 두 경쟁사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올해 9월까지 BMW의 영업이익은 64억1000만달러로 1억1200만달러인 다임러를 압도하고 있다. 다임러의 매출은 BMW보다 50%나 많지만 이익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격차가 크다.

제체 CEO가 취임한 2006년 이후 다임러의 주가는 10% 하락한 반면 BMW는 같은 기간 89%나 증가했다. 주가수익배율도 BMW는 9.1배로 다임러(8.3배)보다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블룸버그의 조사결과 애널리스트의 68%는 BMW를 매수 추천한 반면 다임러를 추천한 경우는 40%에 불과했다.

평균 목표가의 경우도 BMW가 75.70유로로 현 주가 대비 6.9%의 상승여력이 있지만 다임러는 현주가 대비 3.1%의 상승여력이 평가받고 있다.

다임러의 최대 승부수는 내년 출시 예정인 S클래스 시리즈와 쿠페인 CLA 시리즈다. 다임러가 최근 방산업체 EADA의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도 자동차 사업에만 주력하겠다는 제체 CEO의 전략이라는 평이다.

또한 중국 시장 석권을 위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고, 중국내 조립 차량과 수입차량의 판매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최근 BMW, 폭스바겐 등 경쟁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임러가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역시 '벤츠'라는 상표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의 컨설팅 업체 오토모티브 포사이트의 예일 창은 "아마 벤츠의 가치와 상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