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셋집, 3개월 전부터 알아봐야 헛걸음 안한다
#. 강원 춘천에 월세로 거주하던 회사원 박모씨는 목돈을 모아 내년 4월 전세로 전환하기 위해 전셋집을 알아보러 나섰다. 4개월 전이어서 조금 빠른 것 같았지만 워낙 전세난이라는 소리를 듣다보니 일찌감치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다. 더욱이 1~2월에 전세계약이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물이 없어질까봐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중개업소로 갔다. 그러나 중개업소에서는 "4월에 살 집을 뭐 벌써 오냐"면서 문전박대를 했다. 박씨는 언제부터 전셋집을 구하는 게 좋을지 도통 모르겠다며 한숨만 쉬고있다.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그러나 너무 일찍 알아볼 경우 입주기간과 맞는 집을 구하기 힘들어 헛수고하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일찍 전셋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것은 좋지만 지역별 특성에 따라 알맞은 시기를 조정해야 쉽게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빨라도 헛걸음. 2~3개월 적당
2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세난이 심해지자 입주시점보다 2~3개월 앞서 전셋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조급함 때문에 너무 일찍 알아보러 다녀도 입주시기가 맞는 집이 없어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춘천시 퇴계동 A공인 관계자는 "보통 2개월 전에 집주인들이 많이 내놓는데 그 전에 알아보러 오면 입주기간이 맞지 않아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입주시점을 당겨 미리 계약을 할 것이 아니라면 2개월 전에 오면 헛수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에이플러스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최근에는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2~3개월 전에 많이 움직이는데 2개월이면 빠듯한 감이 있다"면서 "너무 일찍 준비해도 허탕을 칠 수 있으니 3개월 전쯤 미리 움직여 시세를 파악하고 중개업소에 원하는 입주시기를 말해놓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학군 등 특별한 수요가 있는 지역은 그에 맞춰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조 팀장은 "전세시장이 학군수요로 인해 움직이는 곳은 보통 기말고사가 끝나고부터 본격적으로 전세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면서 "또 주변의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이주시기도 파악, 지역별 특성에 따라 전셋집 구하는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규 입주단지는 조금 더 빠르게
전세물량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대단지 입주아파트의 경우 빨리 움직일수록 더 싸게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또 신규입주단지가 대거 입주할 경우 인근 기존아파트 전세가도 함께 하락해 이 기회를 이용하면 보다 쉽게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다만 신규아파트의 경우 기존아파트보다 빨라 최소 입주 3개월 전에는 움직이는 것이 좋다.
닥터아파트 안소형 팀장은 "입주단지의 경우 통상 3개월 전부터 전세를 알아보러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입주시점이 다가올수록 매물이 많이 빠지고 대출상태가 양호한 물건들은 구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미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조 팀장은 "입주 2년차 된 단지의 경우도 입주 때와 비교해 전세금이 많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재계약을 하지 않는 물건들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리 좋은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지역, 시기별로 전세공급이 많은 곳을 파악해 입주시기에 맞춰 물건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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