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HIGH KOREA] 국내 IT 대기업 ‘벤처 DNA’ 수혈땐 글로벌 기업 성장
#1. 구글은 혁신 벤처 인수합병(M&A), 인재 수혈 등의 투자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장기인 2001년 1월 유즈넷 뉴스그룹 '데자' 인수를 시작으로 2004년 8월 기업공개(IPO)를 거쳐 2012년 말까지 120여개 업체를 M&A했다. 구글 검색, 블로그, 광고, 지도, 동영상, 안드로이드, 모바일 등 주요 서비스는 관련 벤처 DNA를 수혈해 구글식 서비스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2.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창업자인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는 2006년 회사를 16억5000만달러에 구글에 매각하는 초대박을 터뜨렸다. 첸과 헐리는 직원들과 구글에 들어가 유튜브의 모바일, 번역기능 등을 추가해 현재 49개국에서 61개 언어로 제공되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첸과 헐리는 2010년 구글에서 나와 실리콘밸리에 아보스를 재창업했다.
실리콘밸리가 투자, 인재 영입, 인수합병(M&A), 재창업 등 선순환 구조로 글로벌 정보기술(IT)을 선도하고 있지만 국내는 투자 부족 등으로 글로벌 기업 성장·벤처 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실험정신이 뛰어난 벤처에 투자하고 인수해 기술·인재를 수혈 받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혁신기술로 설립한 벤처를 매각한 최고경영자(CEO)는 엑시트(exit·상장, 매각 등 투자금 회수) 후 재창업, 투자자 전환 등의 선순환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또 스타 CEO의 탄생에 자극받은 학생.청년들은 실리콘밸리로 몰려 밤낮으로 코딩작업을 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1990년대 말 스탠퍼드대학교에 들어간 임정민 라이포인터렉티브 대표는 "당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 이어 차고에서 창업한 구글이 학교에서 명성을 얻으면서 창업 열기가 뜨거웠다"면서 "학생들은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대기업 입사보다는 대부분 벤처 창업에 뜻을 뒀다"고 말했다.
■혁신·인재 몰리는 생태계 조성을
국내에서는 그동안 삼성, LG 등 하드웨어(HW) 제조는 세계 최고지만 소프트웨어(SW) 투자 부재 등으로 산업위기론과 인재 부족에 시달려 왔다.
업계 관계자는 "1980.1990년대는 '제2의 빌 게이츠'를 꿈꾸며 전자.컴퓨터공학과 등 SW에 인재가 몰렸지만 지금은 미달 사태를 걱정한다"면서 "미국에서 유튜브와 안드로이드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창업자 대박 등 성공 신화가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사례가 없어 벤처에 인재가 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형 IT기업들이 투자와 인수에 나서며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정체 상태다.
NHN은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원큐, 서치솔류선 등 3개사, 2006년에 첫눈, 2009년에는 미투데이, 윙버스 등을 인수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2002년 미디어2.0, 2004년 라이코스, 2005년 온켓, 2011년에 온네트 등을 인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NHN이 인수한 '첫눈' 멤버들이 NHN재팬에서 주축이 돼 8000만명이 사용하는 라인을 만들어 신성장동력을 찾았다"면서 "벤처 DNA를 확보한 M&A에서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에는 벤처인 카카오가 로티플, 씽크리얼스를 인수하고 티켓몬스터는 데일리픽과 아스트릭스, 엔써즈는 숨피, 레블릭스를 사들이는 등 스타트업에서 인수에 더 적극적인 상황이다.
■IT시장 급변…방심하면 뒤처져
온라인기업 '강자'인 NHN은 SW 인재양성을 위한 넥스트(NEXT) 학교에 10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그동안 이익잉여금을 쌓고도 벤처 투자 등에 인색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또 온라인 시대 강자로 자리매김하다 모바일 시대에 대비한 투자가 늦어 미래시장에 대한 위기론을 겪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대형 IT기업이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선두 벤처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은 서로에게 윈윈이 된다"면서 "국내는 개발력, 창업 열정, 사용자의 적극적 반응 등의 조건을 갖춰 M&A만 활성화되면 한국도 실리콘밸리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도 실리콘밸리처럼 M&A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문화, 대형기업과 벤처의 활발한 커뮤니티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실리콘밸리를 다녀온 구글코리아 정재훈 변호사는 "현지에서는 기업가 정신 고취·스마트한 인재 확보, 창의적 아이디어 공급, 스마트 머니, 커뮤니티 네트워킹이 중요시됐다"면서 "국내도 해외투자가 용이하게 하고 스타트업의 엑시트(M&A 또는 IPO)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임광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