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1963년)은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초석이 됐다. 킹 목사는 흑인과 백인이 하나되는 나라를 꿈꿨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킹 목사의 화신이다.
'꿈' 연설 이후 반세기가 흘렀다. 킹 목사가 2013년 한국에 산다면 어떤 꿈을 꿀까. 킹 목사(1929~1968년)의 영혼에 양해를 구하고 무한 상상력을 발휘해 새해 소원을 빌어보자.
"난 꿈이 있어요.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이 서로 말이 통하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작년 총선·대선 때 봤을 겁니다.
"난 꿈이 있어요. 박근혜 당선인과 이정희 전 대선 후보가 한 테이블에 앉아 오순도순 자매의 정을 나누는 꿈이에요. 이 전 후보는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TV토론에 나왔다'고 했어요. 그런데 결과는 어땠나요. 박근혜 당선의 일등공신이 바로 이 전 후보잖아요? 그러니 둘이 자매의 정을 나눈다 한들 누가 뭐라겠어요."
"난 꿈이 있어요. 무한복지 베풀겠다고 큰소리 치는 정치인이 없는 나라, 그게 제가 꿈꾸는 나라예요. 세금 올리고 국채 찍어서 복지 베푸는 거 누군 못해요? 그 돈이 마치 제 돈인 양 인심 쓰는 꼴은 정말 못 봐주겠어요."
"난 꿈이 있어요. 아예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보내는 꿈이에요(세종시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국회가 하는 짓 좀 보세요. 쪽지예산에 호텔심의에 단체외유에, 참 용케도 국민의 공분을 살 짓만 골라서 하네요. 국회를 없앨 순 없고, 그냥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기라도 하면 속이 좀 낫지 않을까요."
"난 꿈이 있어요. 진보가 교만을 버리는 꿈이에요. 진보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도 더이상 참을 수 없어요. SNS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더니 진보가 꼭 그 짝이에요. 대선 개표부정 청원은 또 뭔가요? 진중한 진보는 진정 허황된 꿈인가요?"
"난 꿈이 있어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더이상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라가 빨리 오는 꿈이에요. 이 추운 날 왜 그들은 철탑으로 굴뚝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까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셨나요? 극심한 차별과 불평등은 혁명의 불씨가 돼요. 21세기 대명천지에 정규직·비정규직 신분제라니 이게 당최 말이 되나요."
"난 꿈이 있어요. 부자도 당당히 존경받는 나라에 살고 싶어요. 출발점은 가진 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겁니다. 상생은 강자가 양보할 때 빛이 나는 법이니까요. 약자의 양보는 양보가 아니라 굴종이에요. 부자들은 정승처럼 돈을 쓰고 그런 부자를 온 사회가 존경하는 나라, 이게 왜 그리 힘들까요?"
"난 꿈이 있어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무릎 꿇고 사죄하는 꿈이에요. 극우파 아베 총리는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1993년)를 수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죠? 아니, 제 나라 정부가 발표한 담화를 20년 지나서 고치겠다는 심보는 뭔가요? 나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무릎 꿇은 아베 총리를 따듯하게 안아주리라 믿어요."
"난 꿈이 있어요. 통합의 꿈이에요. 2월에 출범하는 새 정부가 지역·이념·세대·계층을 아우르는 용광로 정부가 되길 바라요. 유권자의 절반은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는 걸 잊어선 안 돼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대통합의 꿈을 박근혜 대통령이 성취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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