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의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연장됨에 따라 저금리에 실망한 1금융권 예금자들이 대거 상호금융으로 갈아타고 있다.
비과세 덕분에 은행에 비해 약 1%포인트 가까이 예금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호금융기관들은 예금 증가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늘어나는 예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게 만만치 않아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던 상호금융기관의 비과세 혜택을 3년 더 연장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상호금융기관에 가입한 조합원이나 준조합원은 1인당 3000만원까지 14%인 이자소득세를 계속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은행권의 일반적인 예금 금리 상품은 2%대 중후반인 반면 신협의 예금금리는 대략 3.9% 정도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는 예금자들이 은행에서 상호금융기관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지난 2008년 253조원 정도던 예탁금은 지난해 9월 말 378조원으로 125조원이나 급증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수십조원 수준이던 예탁금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예금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안정적인 고금리를 추구하는 예금자들로부터 문의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예금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일선 지점에서 받은 예금 중 대출을 위한 자금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상당액을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예탁을 한다. 중앙회는 이 자금을 받아 운용하면서 이자를 일선 금고로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중앙회는 늘어나는 자금을 최대한 운용해 이자를 제공해야 하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현재 대부분의 자금을 채권이나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대출을 늘릴 수도 없고 전망이 불투명한 주식이나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당국의 움직임도 상호금융기관에는 걱정거리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행정안전부가 상급기관이어서 행안부의 통제를 받지만 여·수신 업무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검사도 받는다.
그러나 수신이 급증하면서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인 예대율이 떨어지고 있고 사후관리 등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여기에다 수신금리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는 방침까지 거론되자 더욱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상호금융기관 관계자는 "수신이 급증하면서 여신이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를 낮추게 되면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면서 "조합원들이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이 상호금융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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