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한갑수 기자】가출 청소년의 연령이 낮아지고, 가출이 반복되면서 가출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도내 23개 청소년쉼터 이용 가출청소년 252명과 쉼터 종사자 1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경찰청에 신고된 전국 14∼19세 가출청소년은 2만434명으로 이중 5400명(26.4%)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청소년쉼터를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최초 가출연령은 평균 13.7세이며, 연령별로는 중학교 연령대인 14∼16세에 가장 많았고(46.3%), 초등학생 연령대도 이와 유사한 비율(41.4%)로 나타나 최초 가출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가출횟수는 1∼5회라는 응답이 52.8%로 가장 높았으나, 6∼10회 18.8%, 11∼20회 12.2%, 20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16.2%에 달했다.
가출 후 잠을 잔 장소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2.1%가 '친구나 아는 사람의 집'을 꼽았고, 다음으로 '청소년쉼터 등 보호시설'(10.7%), '아파트계단·옥상·지하실'(9.9%), '찜질방'(6.4%), 모텔·여인숙(6.4%), '놀이터·공원'(6.0%), 'PC방·만화방'(6.0%) 순으로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15.9%가 아파트 계단이나 옥상, 지하실 혹은 놀이터나 공원 등에서 노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가출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잠잘 곳이 없을 때(28.3%), 용돈이 없을 때(25.2%),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할 때(19.6%) 등 주로 의식주에 관련된 어려움을 호소했고, 외롭거나 불안할 때(7.4%) 혹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들 때(7.0%)라는 응답도 7% 이상으로 나타났다.
생활비는 주로 '아르바이트'(24.2%)를 하거나, '친구나 아는 사람에게 빌리거나 얻는 방법'(20.7%)으로 조달했으며, '가출할 때 몰래 훔쳐온 돈'(12.8%), '훔치거나 뺏은 돈'(9.7%), '구걸이나 앵벌이'(2.6%)를 통해 해결한 경우도 상당수에 달했다.
한편 가출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21.0%였으며, 반복적이고 장기화된 가출을 경험한 청소년일수록 가출팸에서 생활한 경험이 더 많았다.
가출팸이란 가출청소년들의 생활공동체를 일컫는 신조어로 가출한 청소년들 몇 명이 모여서 원룸이나 모텔 등을 빌려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는 집단을 말한다.
가출팸을 구성해 생활하는 장소로는 주로 원룸(40.0%)을 꼽았으며, 구성 인원은 4~5명이라는 응답이 46.0%로 가장 많았고, 2~3명, 6~10명인 경우가 각각 24.0%로 5명 이하의 소집단인 경우가 70%를 차지했다. 구성 형태는 남녀 혼성인 경우가 68.0%로 동성으로 구성된 경우보다 많아 자연스럽게 남녀 혼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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