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전인가, 밀어내는 것인가.' 세계랭킹 1위이자 2013시즌 세계남자 골프의 키워드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스윙에서 히프 움직임에 대한 견해가 분분하다. 그동안 매킬로이 등 장타를 치는 선수들 대부분은 스윙 시 히프를 타깃 방향으로 회전한다는 분석이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보다는 엉덩이를 밀어내는 게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스윙을 더 강하게 하지 않고서도 장타를 날리는 게 그 증거라고 말한다.
그 대표적 이론가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 케이저 대학교 골프 연구소 디렉터이자 골프 전문지 골프 매거진에 의해 세계 100대 교습가에 선정된 T J 토마시(미국)다.

■로리 매킬로이의 스윙은 골반 피스톨의 교과서
다운스윙 시 엉덩이 움직임이 회전으로 보이는 것은 일종의 착시다. 그러한 현상을 야기시키는 원인은 굉장히 빠른 스윙과 릴리스하는 클럽의 회전력에 따른 타성이 엉덩이를 왼쪽으로 당기면서 스윙이 끝났을 때 타깃을 향하게 되는 데 있다. 엉덩이 회전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것에 집착하다 보면 다운스윙이 너무 가팔라져 클럽이 몸보다 뒤쪽에 처지게 되는 현상을 유발한다고 스윙 이론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푸시샷, 슬라이스, 풀샷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히프를 타깃 오른쪽으로 밀어내라는 것은 바로 이 같은 미스샷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체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골반을 피스톨 방아쇠를 장전하듯 코킹했다가 밀어내는 것이다. 이른바 '골반 피스톨'인 것이다. 골반 피스톨 스윙의 모델은 매킬로이다. 매킬로이의 다운스윙은 보면 회전은 약간만 하고 전반적으로 골반을 밀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올바른 골반 피스톨은 골반 기울기와 비례한다.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다른 곳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허리띠 버클이 땅을 향해 기울 때까지 엉덩이만 뒤로 밀어낸다. 매킬로이의 어드레스는 올바른 골반 장전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다운스윙 시작 때 엉덩이를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밀어준다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이 백스윙으로 옮겨갈 때 골반 기울기를 상실하는 것과 달리 매킬로이는 골반 기울기가 약간 줄어든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 또한 다운스윙 시작 때 살짝 주저앉는 동작으로 골반 기울기를 원래대로 회복시켜준다.
이때 무릎을 백스윙 톱 때보다 더 구부리는데 이는 골반 피스톨을 재장전하기 위해서다. 매킬로이 스윙에서 폴로스루와 피니시 동작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뒷주머니 위치가 임팩트(사진1) 폴로스루(사진 2)를 지나 피니시(사진 3) 상태에 이르러서도 전혀 변하지 않는 걸 볼 수 있다. 그것은 그가 히프를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밀어내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다.
매킬로이의 스윙을 보면 다운스윙 때 팔을 아래로 내리면서 엉덩이를 왼쪽으로 밀어내고 손이 엉덩이 높이에 도달하면 무릎을 펴면서 파워를 폭발시키고 골반을 오른쪽으로 밀어낸다. 폴로 스루 때도 히프는 여전히 오른쪽을 가리키고 클럽이 스윙으로 릴리스된 뒤에도 그 힘의 모멘텀이 엉덩이를 왼쪽으로 잡아당긴다. 매킬로이는 "어렸을 때는 체구가 작아 스윙을 힘껏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는 볼을 향해 덤벼들듯 스윙을 했다"며 "지금은 다운스윙 시작 때 엉덩이를 어느 정도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스윙한다"고 말한다.
■허리에 강한 고무줄이 감겨 있다고 상상하고 연습한다
골반 피스톨 감각 익히기는 몇 가지 시각적 이미지와 스윙 개념만으로 충분하다. 우선 앞에서 설명했듯이 어드레스 때 허리띠 버클이 지면을 향하도록 한다. 골반을 앞으로 밀었다가 다시 뒤로 밀어주면 그러한 동작을 취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백스윙톱까지 스윙해서 멈추고 허리에 강한 고무줄이 감겨 있어 몸을 밀어내고 싶은 곳과 반대 방향으로 당긴다고 상상해본다. 그리고 나서는 엉덩이를 왼쪽으로 밀고 팔을 아래로 떨어뜨려 다운스윙을 시작하고 앞에서 상상한 고무줄 장력에 맞서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골반을 고무줄 장력에 맞서 힘껏 밀어냄으로써 고무줄을 끊어버리겠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동작을 몇 번만 반복하면 감각이 쌓이면서 근육이 올바른 방향을 향해 적절한 힘으로 밀어내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골반 피스톨은 골반을 피스톨 방아쇠를 장전하듯 코킹했다가 밀어내는 것을 말한다. 세계랭킹 1위이자 2013시즌 세계남자 골프의 키워드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가장 이상적인 골반 피스톨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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