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사상 처음으로 고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던 일임형 랩 시장이 지난해 10월 돌연 급감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대형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형 머니마켓랩(MMW) 쪽에서 계좌 정리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임형 랩 한 달 새 27만계약 급감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1일 현재 일임형 랩 고객 수는 77만9781명, 계약 건수는 90만3900계약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후 6개월 만에 무너진 것. 감소폭은 '급변' 수준이다.
맞춤형 자산관리를 내세운 일임형 랩 시장은 지난해 1월 95만8572명으로 출발해 작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1만3000여명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고객수 와 계좌는 급감했지만 계약자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9월 말 53조3002억원이던 일임형 랩 계약자산은 10월에는 54조7900억원으로 1조4897억원 넘게 증가했다. 금액으로만 보면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10월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100포인트 넘게 급락했던 변동성이 큰 장세였다. 때문에 일부 증권사들은 추가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이탈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설득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범인은 CMA MMW 계좌(?)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MMW다. CMA운영 방식의 하나인 MMW는 고객이 자산을 증권사에 맡기면 이를 신용등급이 우수한 금융기관의 예금, 채권, 발행어음, 콜론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이에 따른 실적을 지급받는 상품이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나 시장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에 유리한 상품.
하지만 대부분이 잔고가 많지 않고 머니마켓펀드(MMF)에 적용되는 규제를 MMW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 나오면서 계좌의 통폐합이 나타났다는 것.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일임형 랩 감소는 MMW형 CMA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대형 증권사 한곳에서 줄어든 규모가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결국 일임형 랩으로 포함돼 계좌에 반영됐지만 실제 규모는 미미했기 때문에 계약자산이 늘어나게 된 것.이 관계자는 "일임형 랩은 집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1월 이후의 증감 추이는 다음달께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일임형 랩은 증권사가 직접 고객의 자산관리를 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