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국제서비스협정, 충격과 기회의 두 얼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16 17:48

수정 2013.01.16 17:48

미국이 국제서비스협정(ISA)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보험, 특급 운송, 통신, 전자 지급, 정부 조달, 환경,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의 무역장벽을 허물고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 협정을 지렛대로 연간 800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군침이 돌았는지 일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서까지 내며 협상 개시를 알렸고, 세계무역기구(WTO)를 매개로 IS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 수 없다.

ISA는 다자 간 무역체제인 도하개발어젠다(DDA)의 대안이라는 점에서 세계는 주목한다. DDA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협상분야를 서비스산업으로 좁힌 ISA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읽힌다. 16개국이 적극적이라니 절반의 시동이 걸린 셈이다. 막대한 수익창출도 매혹적이지만 서비스 수출이 10억달러 늘어날 때마다 일자리 4200개가 만들어진다니 미국으로서는 이 협정에 사활을 걸 만도 하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내수를 살릴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높아 보인다.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인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가 정작 이 협상을 피한다는 점이다. 최대 수혜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될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미국과 EU가 각각 140억달러, 210억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가 생길 것이란 보고서도 이미 나와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들 신흥시장의 문호 개방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ISA 협정이 난항을 겪을 소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세계 경제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각국은 불균형 해소를 핑계로 보호무역주의로 치우치는 경향이 그렇다. 더욱이 서비스산업 시장은 자칫 미국이 블랙홀이 될 수 있다. 2011년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달하는 1조7000억달러 규모의 서비스를 수출했고 1785억달러의 흑자를 낸 미국이다. 신흥국들이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갈 길이 험난함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국제규범화 절차도 남아 있다.

강 건너 불 얘기가 아니다. 미국은 한국을 대상국으로 지목했다. 국내 서비스 업계는 벌써부터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외풍에 취약한 우리 경제에는 충격이 불가피하다.
그렇다 해서 마냥 뒷걸음만 할 처지도 아니다. 우리 경제가 선진화의 문턱에 진입하려면 문호를 개방해 수출시장을 확장하는 길밖에 없다.
선진화 경제구조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