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감기 걸린줄 알았는데 대상포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18 17:46

수정 2013.01.18 17:46

아름다운나라피부과에서 대상포진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에서 대상포진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겨울철에 목이 아프고 몸살기가 나타나면 보통 감기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한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인데 약을 먹고 버틴다면 병이 악화되고 합병증도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대상포진이나 급성 편도염과 같은 질환은 감기로 오인할 수 있다.

■대상포진, 근육통 때문에 감기로 오인

대표적인 사례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대개 근육통처럼 뻐근하면서 몸살감기처럼 통증이 쭉쭉 뻗치며 나타나 참기 힘들 만큼 고통스러운 특징이 있다.

또 통증이 지속적이지 않고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미열, 오한, 두통이 생기고 수일간 특정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기다가 붉은 기운을 띠며 발진이 나타난다. 한 가닥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에만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점점 발진은 띠 모양을 이뤄 왼쪽이나 오른쪽 중 한쪽에만 발생한다. 발진 1~2일 내 물집으로 변하게 된다. 1~2주에 걸쳐 물집은 딱지가 형성된다. 딱지는 1~2주 후 떨어진다. 고령일수록 통증이 더 심하고 피부병변 후 신경통이 오래 가거나 흉터를 남기기가 쉽다. 대상포진은 가슴에 가장 흔하게 생기고 얼굴, 목, 등, 엉덩이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대표원장은 18일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몸에 잠복해 있는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이 떨어진 틈을 타 피부신경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발병 후 7일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초기에는 항바이러스 제제와 진통제 및 소염제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으나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증이 심해지면 입원해 치료받아야 한다. 염증으로 인해 포진 후 신경통을 앓는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움직이다가 눈을 침범하면 각막염증상이 발생한다. 심하면 영구적인 눈의 손상으로 시력을 잃기도 한다. 또 안면 신경마비로 한쪽 눈이 감기지 않거나 입이 삐뚤어지게 될 수도 있다. 최근 대상포진 백신이 출시돼 예방에 사용되고 있다. 5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예방접종 후 70%의 감소효과를 보이며 포진 후 신경통 등의 부작용이 39% 감소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급성편도염·급성인두염도 감기로 착각하기 쉬워

일반적으로 목이 아프면서 열이 나는 질환 중에 가장 많은 경우는 흔히 목감기라고 말하는 급성 편도염과 급성 인두염이다. 급성 편도염은 주된 염증이 편도에 생기는 경우를 말하고, 급성 인두염은 편도 주변의 목 안 부분에 주로 염증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급성 편도염과 급성 인두염은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천병준 교수는 "급성편도염을 일반적인 감기로 알고 약국에서 감기약만 지어먹다가는 병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고열과 함께 근육통과 전신권태가 심하고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급성 편도염은 합병증이 일어나지 않으면 대부분 4일에서 6일 정도 지속된 후 좋아진다.
그러나 염증이 주위 조직으로 확대되면 편도 주변이나 목 부위에 고름이 생기는 편도 주위 농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때에는 편도 주위를 절개해 고름을 빼내야 한다.


천병준 교수는 "평소 비누 등의 세정제를 이용하여 꼼꼼히 손을 씻는 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영양섭취로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게 급성 편도염 예방의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