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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공약 실현하려면 5년간 270兆 필요”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복지공약 실현하려면 5년간 270兆 필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선 복지공약 소요 재원을 과소 추계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소 절반 이상은 축소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빗장을 잠그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향해 복지공약 이행 가능성을 재검토하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주요 민간·국책연구소 등에 따르면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은 5년간 최소 270조원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54조원인 셈이다. 올해 편성된 복지예산 100조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의 한 해 국내총생산(GDP) 1237조원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초 박 당선인 측이 제시한 연 26조원의 2배가 넘는 돈이다.

앞서 지난 16일 보건사회연구원은 무상보육·기초연금·4대 중증질환 등 일부 주요 복지공약 실현에만 새누리당 추산보다 약 2~3배 더 많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의 경우 새누리당에선 4년간 14조667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제시했으나 보사연 측은 2배 많은 29조654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새누리당의 재원 계산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복지공약 비용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는 새누리당의 총선 복지공약 이행에 드는 추가 비용이 270조원으로 제시했다.

분야별로는 고용·노동 분야에 111조5000억원, 주택 분야에 107조원, 교육 분야에 18조5000억원, 보육·가정·여성 분야에 12조2000억원 등이다.

재원 과소 추계논란은 복지공약 이행여부의 전제가 된다. 처음부터 잘못 계산되었다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소 추계 논란에 대해 인수위 측은 일절 함구하고 있다. 복건복지부나 기획재정부 측도 인수위의 눈치만 보느라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여당인 새누리당 중진들이 공약 수정론·출구전략론 등을 제기하고 있으나 인수위는 아예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지난 17일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하나하나 소요재원을 파악해 정성스럽게 만든 공약을 현 단계에서 수정해라, 폐기하라 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박근혜 당선인은 18일 새누리당 지역선대위원장 출신자들과 한 오찬에서 일부 전문가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공약수정론과 속도조절론 등을 겨냥해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한다"며 일축한 바 있다. 인수위 내부에서조차 정확한 분석과 수정의 기회조차 가로막는 일종의 함구령이 내려진 셈이 됐다.

한 복지분야 전문가는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약수립과정에서 기초연금시행에 추가적으로 연 4조원(실제는 약 7조~8조원)이 드는 것으로 이미 메모리가 된 상태로 전해진다"면서 "실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도 누군가 제대로 된 정보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복지공약 과소 계상 논란 해소의 키는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기초노령연금(기초연금) 재정추계 등을 실시하고도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인수위 측에 공약이행을 위한 재원마련 대책을 보고하는 자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 같은 추계가 제대로 보고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인수위가 당초 추계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다면 공약 속도조절론이나 공약 수정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한국재정학회 토론회에서 무리하게 공약을 이행할 것인지, 속도나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인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는 "공약 100% 이행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도 '버릴 공약'을 찾는 학습과정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찬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과세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로 과연 얼마나 필요 재원을 끌어올지 의문"이라며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올리는 증세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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