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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립 화승그룹 회장, ‘회사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 시한부생명 선고 이겨낸 기업가 정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20 18:07

수정 2013.01.20 18:07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 ‘회사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 시한부생명 선고 이겨낸 기업가 정신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일부 계열사들이 부도를 맞아 그룹위기가 왔다. 피부암으로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생명 선고까지 받았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모두 이겨냈다."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견그룹인 화승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고영립 회장(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303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조찬강연'에서 부도를 맞은 화승그룹을 글로벌 중견그룹으로 도약시킨 과정과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연했다.

고 회장은 이 자리에서 1976년 공채 1기로 회사에 입사해 30여년 만에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그룹 회장에 오르기까지 숱한 위기를 극복한 인생 역정과 경영 노하우를 풀어냈다.



'르까프'와 '월드컵' 등 스포츠용품 브랜드로 잘 알려진 화승그룹은 1990년대 세계 최대 신발 생산회사로 국내에서 재계 2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1998년 계열사인 화승과 화승상사가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을 한 나머지 부도가 나며 그룹에 경영위기가 찾아왔다.

고 회장은 "그룹을 되살리기 위해 사재까지 출연하고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을 하며 경영 정상화에 모든 것을 바쳤다"며 "한밤중 회사로 돌아와 불시 순찰을 돌아 '올빼미'란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룹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 회장은'선택과 집중' 경영을 펼쳤다. 그는 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룹 내의 금융, 레저, 제지 등 비주류 업종을 정리하면서 14개 계열사를 8개로 줄여 회생기반을 마련했다. 회생을 위해 정신없이 일하던 2004년,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판정으로 3개월밖에 못 산다는 것. 그는 절망했지만'이 회사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일념 하나로 일에 매진했고 결국 병마도 이겨냈다.

화승그룹을 키우기 위한 고 회장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신사업 추진과 글로벌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자동차 부품과 신발사업에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 진출해 글로벌 경영을 펼쳤다. 이뿐 아니라 정밀화학 사업,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자원무역과 르까프 브랜드를 비롯한 해외 신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 등 선택과 집중의 신전략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큰 성과를 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화승그룹은 1998년 이후 6년여 만에 기업정상화를 이루는 성과를 거뒀다. 그룹 매출은 외환위기 직후 84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조300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현재 국내외 25개 계열사를 갖춘 글로벌 중견그룹으로 발돋움하는데 성공했다. 고 회장은 "기존 자동차부품과 스포츠패션브랜드, 정밀화학 외에 종합무역과 신소재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남미와 아프리카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진출해 2020년 연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기업가는 본업 외에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주위 사람이 잘되도록 도우면서 큰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마음을 바로 써야 하며 올바른 행동과 인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