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성에 한 번, 연비에 또 한 번.'
지난달 30일 '2013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에 나선 기자는 여느 차와 같이 운전석에 앉자마자 자연스럽게 엔진 스타트 버튼에 손이 갔다. 과연 하이브리드카의 시동 소리는 어떠할지 귀를 쫑긋 세운 가운데 버튼을 힘차게 눌렀다. 그런데 이상하다. 기대(?)와는 달리 시간이 지나도 엔진소리는커녕 적막만이 흐를 뿐이다. 순간 스마트키가 꽂혀 있지 않나 살폈지만 이상 없다.
나도 모르게 스타트 버튼을 다시 눌렀다. 전자제품들의 전원이 꺼졌다.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때 보조석에 앉아 있던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신동준 연구원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한마디 내뱉는다. "시동 걸린 거예요." "시동이 걸렸다고요.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요?" 화들짝 놀란 기자의 질문에 신 연구원은 "시동을 건 후 일정 수준까지는 엔진 주행이 아닌 전기 모터를 이용한 전기차(EV) 모드 주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차량 자체 소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주행이 시작됐다. 시승 코스는 경기 일산 호수공원에서 서울 계동 현대빌딩까지 약 30㎞ 구간이다. 공원을 빠져나와 도로 주행에 들어갔다. 도로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속도를 높였다. 50㎞/h, 60㎞/h, 70㎞/h, 80㎞/h…. 클러스트를 통해 확인되는 에너지 흐름도는 연방 EV모드 주행과 엔진 주행, 배터리 충전 등을 표시하며 차량의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EV 모드와 엔진 주행의 변환 시 차이를 느껴보려 했지만 '보통 사람'인 기자의 몸에 전해지는 변화는 없었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속도가 80㎞/h, 90㎞/h, 100㎞/h가 넘어감에도 EV 모드가 심심치 않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 신 연구원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연비 경쟁력 강화 및 실연비 개선"이라며 "공력 개선은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로직을 최적화했고 EV 모드도 대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최적의 상황에서는 120㎞/h까지도 EV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경쟁 업체들이 최대 80㎞/h까지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50% 정도 향상된 셈이다.
친환경차를 표방하는 만큼 차내 곳곳에 운전자의 효율적 운행을 돕기 위한 장치도 장착돼 있었다. 특히 클러스터 왼쪽에 위치한 '에코 가이드(Eco guide)'가 눈에 들어왔다. 차량 운행의 친환경 정도를 운전자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장치라고 한다.
물론 친환경에 더해 다이내믹한 운전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핸들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 버튼을 눌러 설정을 해제하자 가속 페달 움직임에 차의 반응이 한층 예민해졌다.
그렇게 현대빌딩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가 조금 안됐다. 주차와 동시에 일산공원에서 출발할 당시 초기화시켰던 연비측정 장치로 눈이 쏠렸다.
결과는 19.6㎞/L. 현대자동차에서 지난 1월 2013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당시 발표한 복합 연비는 16.8㎞/L였다.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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