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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턴발 3월 대란 터지나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6 15:50

수정 2013.02.06 15:50

원화값이 오르자 외국인들이 채권 투자금도 빼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 투자는 순유출(9000억원)로 전환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채위기국 채권에 대한 '무제한' 매입에 나선 가운데 유럽계 자금이 순유출로 방향을 틀어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채권시장의 큰 손인 템플턴의 3월 만기 도래 물량이 시장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핫 머니는 한국의 자본 시장(주식, 채권,외환)으로 밀물처럼 몰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풍랑을 맞은 듯 요동을 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시장 큰손인 템플턴 본드펀드(US) 보유 국고채와 통안채의 3월 만기도래 금액은 6160억원 규모다.


'국고[08-1]'(비중 0.16%)은 113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온다. '통 13.2.9'(비중 0.71%)은 5030억원 규모의 만기가 3월에 도래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템플턴이 만기 연장을 염두에 두고 미리 재투자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한국 물량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재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일부 소문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와 통안채를 순매수 한 것은 원화채권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자시 했다기보다는 단순 롤오버로 판단된다"면서 "채권거래세 도입 및 외환거래세 규제 강도 강화가 예고되는 등 투자환경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인 원화채권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탬플턴은 글로벌 본드 펀드(Global Bond Fund)에 자산의 약 15.5%의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자산 규모는 45조2000억 달러로 약 7조 달러의 국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채권가의 분석이다.

또한 총자산이 4조2000억 달러인 아시아 본드펀드(Asian Bond Fund)에도 24.32%에 달하는 한국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조1000억원 규모다.

KB투자증권 이재승 연구원은 "템플턴 펀드 자산에 국내 채권의 편입 비중이 늘면서 향후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경우 시장에 출렁임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면서 "특히 글로벌 본드 펀드의 경우 벤치마크인 JP모간 글로벌 거버먼트 본드 인덱스에 국내 채권 편입비중이 '0'인 점을 감안할 때 너무과도한 투자자금이 국내에 몰린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91년부터 약 20년 넘게 운용돼 온 글로벌 본드펀드와 같은 펀드의 성격 상 채권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변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050원 내외 외국계 BOA메릴린치는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리수로 떨어져 원화 절상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과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최근 급등한 국내 채권값이 외국인들이 매입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환율을 고려한 채권 가격을 비교하면 그동안 아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쌌던 한국 국채 가격이 이달 들어 비싸졌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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