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두고 고향 내려가는 임차인들 “불안불안”
임대인이 임차인의 주거지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일이 잦아 임차인들의 불만이 높다.
특히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집을 비워야만 하는 명절이 다가오면 그 불안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는 박정우씨(가명·30)는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낮잠을 자고 있던 중 집주인이 가스점검을 하는 사람과 함께 무단으로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것.
박씨는 "평소에는 그 시간에 집을 비우는데 왠지 무단침입이 이번 한 번은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혼자 사는 임차인들의 경우 이런 일을 경험한 횟수가 잦다.
2년 째 자취를 하고 있는 김희영씨(24)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씨는 "1학년 때는 기숙사에 살다가 기숙사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서 나와 살게 됐는데 현재 살고 있는 빌라에는 집주인도 같이 산다"며 그런데 종종 집주인이 내 허락 없이 수도를 고친다거나 하면서 집을 비운 사이에 들어오는 일이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명절에 4일 연속 집을 비우게 될 것 같은데 그새 또 집에 무단으로 집주인이 들어 올 것 같아 중요한 물건들은 가지고 갈 예정"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에 대한 그렇다할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집주인을 비롯한 외부인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잠금 장치를 새로 바꾼다거나 강화하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부분의 임차인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5년 째 같은 빌라에서 임차를 하고 있는 선은정씨(가명·26)는 "집주인이 들어오는 것도 거슬리지만 그 외의 외부인이 침입할 수 도 있다는 불안감에 잠금 장치를 강화하려고 하면 집주인이 시시콜콜 간섭하면서 집을 비울 때 원래 대로 복원할 수 있겠냐고 닦달한다"며 "웬만해선 (집에)들어오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나가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임대인들은 1인 가구인 임차인들의 경우 집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10세대 가구를 둔 빌라를 소유·관리하는 임대인 박영진씨(74)는 "우리 빌라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데 가스점검이나 그 외 택배물 등 모든 것을 내가 관리한다"며 "보통 일을 볼 시간에 거주자들이 다 집을 비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관리비를 공동 부담하는 형태를 취하다 보니 아무래도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기나 수도 사용을 체크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행 형법은 집주인이 상당한 이유를 가지고 무단 침입한 경우 50만원 이상의 벌금형으로 형사처리 된다.
[email protected] 박지애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