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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원룸 곰팡이 전쟁, 세입자만 ‘분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12 17:18

수정 2013.02.12 17:18

신축 원룸 곰팡이 전쟁, 세입자만 ‘분통’

#. 지난해 신축 원룸으로 이사한 박모씨는 올겨울 결로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다른 데보다 깨끗한 곳에서 살고 싶어 돈을 더 주고 신축 원룸에 입주했지만 입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여기저기 습기가 차면서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박씨는 집주인에게 말했지만 '제대로 환기를 시키지 않은 세입자 잘못'이라는 반응만 돌아왔다. 추운 겨울에 환기를 몇 시간씩이나 시켜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도 임시방편일 뿐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집주인은 계속 세입자 잘못이라며 모르쇠로 일관, 결국 박씨는 이사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결로현상으로 고생하는 원룸 세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수익형부동산 인기로 원룸 신축 붐이 불면서 건축비 및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제대로 단열시공을 하지 않거나 날림시공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유난히 추운 올겨울 결로 피해가 속출하지만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수수방관하면 속수무책인 현실이다.

■불량 단열재, 날림공사...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추위로 서울시 내 곳곳의 원룸 밀집촌에서 결로로 인한 피해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원룸의 경우 겉은 번지르하지만 속사정은 다른 경우가 많다.

신림동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신축 원룸으로 이사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첫날 보일러를 틀자마자 벽에 결로현상이 보이더니 벽지가 젖었다"면서 "옷장에까지 곰팡이가 생겨 집주인에게 말했으나 거주한 사람의 책임이라고 윽박질렀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집주인에게 이사가겠다고 하니 계약기간인 1년을 못 채웠으니 다음 세입자를 구하고 중개수수료를 내라 했다"면서 "한 달 동안 살면서 곰팡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것도 짜증나는데 추운 겨울 이사에, 복비까지 물라고 하니 정말 화가 난다"고 분개했다.

원룸 결로현상에 대해 건축업계 관계자는 "결로는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 중의 습도와 만나 이슬이 맺혀지는 현상으로, 단열재 설치 불량이 주된 이유지만 과다난방이나 환기불량, 생활습관 등 복합적인 경우가 많다"면서도 "최근 결로현상이 늘어나는 것은 원룸 건축 붐이 불면서 시공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불량 단열재를 시공하는 등 날림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주인은 "세입자 잘못"

이처럼 결로현상이 일어났을 때 집주인이 제대로 대처해주지 않으면 세입자들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특히 단열재 등 건축상 문제의 경우 집주인이 재시공 등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결로현상 원인 파악 자체가 힘들어 집주인은 세입자의 관리책임으로 돌리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서울시전월세상담센터 관계자는 "결로현상이 생기면 우선 곰팡이가 핀 곳의 사진을 찍어놓고 집주인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야 한다"면서 "건물구조상 문제가 아닌 임차인 과실이라면 임차인도 어느 정도 부담해야 하지만 결로 원인 판단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집주인과의 합의지만 여의치 않다면 법률구조공단에 민사조정을 의뢰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