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의 계절인 봄이 다가오고 있다. 정작 결혼 준비로 바쁠 사람은 예비부부들인데, 잦아진 결혼식에 분주해지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예비부부의 형제·자매, 친구들이다.
가까운 사이인 만큼 형제나 친구의 결혼에 축의금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더 준비하고 싶거나, 애매한 금액의 축의금 대신 적절히 대체하고자 할 때 적합한 것이 바로 '결혼 선물'이다. 하지만 센스 있는 결혼 선물은 무엇일지, 비용은 얼마나 생각하면 좋을지,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선물일지 등 고민이 거듭되다 보니 알아볼 것도 많고 마음은 바빠진다.
결혼정보회사 가연과 웨딩컨설팅 기업 가연웨딩에서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받고 싶은 결혼 선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연에서는 본 설문조사를 통해 요즘의 결혼 선물 문화와 선호되는 선물 등의 트렌드를 알아봤다.
요즘의 예비부부들은 '웨딩 레지스트리'를 통한 결혼 선물을 선호하는 추세다. 웨딩 레지스트리는 혼수 구입 전에 친구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의 품목과 브랜드 등을 알려주어 친구들이 그 품목 중 선택하여 선물하는 실속 있는 결혼 선물 문화로 각광받고 있다. 예비부부가 마련해야 하는 혼수품목 중 일부나 혹은 직접 사기엔 아깝지만 선물로는 좋은 것들을 주로 웨딩 레지스트리에 포함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웨딩 레지스트리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실속 있고 합리적인 성향이 잘 반영되어 나타나는 결혼 선물 문화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주기 때문에 센스 있는 선물로 기억될 수 있고, 비용을 얼마나 들여야 적합할지 판단이 어렵거나 큰 비용의 지출을 피하고 싶은 경우에도 무엇을 선물할 것인지에 따라 부담을 덜 수 있다.
형제나 자매로부터 받고 싶은 결혼 선물로는 1위 냉장고(32%), 2위 TV(27%), 3위 세탁기(21%), 4위 에어컨(16%), 5위 침대(4%) 순으로 나타났다. 혼수 마련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고가의 가전/가구류가 주를 이루었으며, 가장 가까운 가족인 만큼 결혼 선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친구로부터 받고 싶은 결혼 선물로는 청소기(로봇/스팀/진공 청소기 등)와 에스프레소 머신이 각각 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식기 세척기(13%), 광파 오븐(12%), 밥솥(5%) 순으로 집계됐다. 로봇 청소기나 에스프레소 머신 같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선물들도 제품들이 다양해지고 보다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한 만큼 친구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결혼 선물로 꼽혔다.
최근에는 프러포즈 선물이나 예물, 혼수 외에도 예비부부가 서로에게 결혼 선물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가연에서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예비부부가 서로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을 받고 싶은가?'라는 이색 설문을 함께 진행했다. 미혼여성 응답자의 경우 가방(40%)이 1위를 차지했고 태블릿PC/노트북(26%), 화장품 세트(13%), 의류(12%), 신발/지갑(9%)이 뒤를 이었다.
미혼남성 응답자의 경우 태블릿PC/노트북이 53%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으며 가방/구두(17%), 보드나 자전거와 같은 본인의 취미용품(15%), 전기 면도기(11%), MP3용 오디오(4%) 순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쓰임새의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 그만큼 받고 싶어하는 결혼 선물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결혼 선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알아봤다.
혼수품을 대체하거나, 예비부부가 직접 마련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선물로는 좋은 것들이 주로 결혼 선물로 선호되는 만큼 트렌디한 결혼 선물에도 역시 이러한 경향이 반영됐다. 홈시어터, 음식물 처리기, 공기 청정기, 전자 액자, 원액기, 인테리어/디자인 소품 같은 제품들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혼수의 필수 품목으로 포함되지는 않아 인기 있는 결혼 선물로 꼽히고 있다. 또 로봇 청소기, 광파 오븐, MP3용 오디오, 와인 셀러, 화장품 냉장고 등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전자 제품들도 트렌디한 결혼 선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연웨딩 어광진 대표이사는 "요즘의 결혼 선물은 선물하는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합리성과 트렌드, 받는 사람의 선호도를 반영하는 선물을 하는 것이 현재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결혼 선물 문화"라고 전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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