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되기 전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논란으로 혼란스럽다. 박 당선인은 대선공약으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2배 수준인 20만원 상당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이 기초연금 공약을 지키겠다고 명확히 밝힌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적절했다.
그러나 인수위 주변에서 정제되지 않은 정책이 언론에 유포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기초연금 재원 중 일부를 국민연금 기금 혹은 국민연금 보험료로 조달하겠다는 방안은 청·장년층을 즉각적으로 격분시켰다.
설상가상으로 인수위 밖에서 국민연금 재정안정을 위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에서 68세로 연장시켜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정부의 정책방향인 것처럼 퍼져나갔다. 61세 혹은 65세에 맞추어 노후설계를 준비하던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었고 일부 시민단체가 국민연금 폐지운동을 펴는 단초를 제공한 셈이 됐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은 공적 소득보장체계라는 점에서 현행과 같이 별도의 제도로 운영되기보다는 상호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재설계하자는 박 당선인의 공약은 미래 지향적임에 틀림없다.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할 때 현재의 국민연금제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연금으로는 취약한 소득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면 공약대로 행복한 연금제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 혹은 보험료의 일부를 기초연금 재원으로 전용하는 것은 대부분의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의 정서에 반하기 때문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일정 수준 이상 받는 사람에게도 기초연금을 추가 지급하는 것은 이중적인 공적 소득보장이 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지만, 국민연금이 너무 과소한 경우에는 기초연금을 조정해 지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돌이켜 보면 2007년 제2차 국민연금 개혁 당시 기초노령연금을 2028년까지 현재의 20만원 가치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여야를 포함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항이었다. 박 당선인의 기초연금 공약은 이를 앞당겨 내년부터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원 조달의 부담이 있다면 연금 수준을 임기 중에 연차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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