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스토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20 17:05

수정 2013.02.20 17:05

[새영화] 스토커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사진)는 그의 독창적인 연출력이 오롯이 느껴지는 영화다. 그만의 방식과 주제로 연출된 영화는 전작인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과 맥락을 같이하며 스토리를 전개한다. 여기에 감독과 한배를 탄 배우들의 연기는 환상적인 앙상블을 자랑하며 스릴러 영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톡톡히 일러준다.

18세 소녀를 연기한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분노와 의문에 가득찬 눈빛 연기만으로도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아름답지만 이기적인 엄마 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은 다채로운 역할로 다져진 연기력으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나간다.

영국 출신 배우 매튜 구드는 정체불명의 삼촌 찰리 스토커를 맡아 초점 없는 눈빛으로 미스터리하고 어두운 그의 인생을 대변한다.

18번째 생일날 사고로 아빠를 잃은 소녀 인디아, 그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가 찾아온다. 남편의 죽음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던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은 다정다감한 찰리에게 호감을 느끼고 인디아 역시 경계를 하면서도 점점 그에게 이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매력적이지만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찰리의 등장으로 집안은 온통 묘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이상하게도 스토커가(家)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인디아는 놀라운 사실들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고 충격적인 비밀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시나리오에 대해 "끊임없는 긴장감에 숨 막힐 정도"라고 이야기한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 석연치 않은 아빠의 죽음과 그와 맞물려 모습을 드러낸 삼촌의 등장으로 도입부부터 긴장감으로 관객을 이끈다.


여기에 시각적인 은유를 통한 강렬한 영상미와 영화 '블랙스완'으로 잘 알려진 클린트 멘셀의 매혹적인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극의 흥미와 궁금증을 더해 나간다.

또 영화 초입부와 엔딩 장면에 등장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바로 자유로워진다는거야"라는 대사에는 소녀의 감성이 아닌 엄청난 반전이 담겨 있어 반전의 묘미뿐 아니라 영화 전반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게 한다.
"고금을 통틀어 가장 기교 있는 스릴러물을 만들었다"는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리포트의 평가처럼 '스토커'는 놀라우리만큼 절제되고 정교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8세 이상 관람가. 28일 개봉.

news100@fnnews.com 이지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