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우리은행에 출자전환, 캐시바이아웃(cash buy out·채권현금매입), 장기분할상환, 상환유예 등 4가지 안을 제안키로 했다. 채권단은 우리은행이 이를 거부할 경우 우리은행의 비협약채권에 대해 협약채권 확인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1차로 채권단 간에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 경영정상화나 워크아웃을 어렵게 하는 상황까지 가면 적극 중재에 나서거나 채권조정위원회에 넘겨 협약채권인지 비협약채권인지를 가리기로 했다.
■캐시바이아웃 등 제안
20일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 농협, 국민은행 등 98개 소속 기관이 참여하는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소집해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채권단은 기존 출자전환 등을 포함, 우리은행에 제안할 4가지 안을 이날 확정해 우리은행에 보내기로 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안은 캐시바이아웃, 장기분할상환, 상환유예 등이다. 캐시바이아웃이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 중 공동 채무조정에 참여하지 않는 금융기관(우리은행)의 채권을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 해당 기업(금호산업)이 현금으로 매입하는 제도다.
현재 금호산업의 비협약채권은 4234억원으로 추정되며 이 중 우리은행은 금호산업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자본금 납입 용도로 신용공여한 590억원, 금호트러스트 신용공여 900억원 등 1490억원의 비협약채권을 가지고 있다. 캐시바이아웃을 적용할 경우 비협약채권에 워크아웃 개시 당시 무담보대출 청산가치 회수율(28.3%)을 곱하면 금호산업 매입가는 422억원으로 줄어든다.
또 금호산업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비협약채권을 10~20년간 장기분할상환하거나 워크아웃이 끝나는 오는 2014년 말까지 상환을 유예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협약채권이 아닌 비협약채권이기 때문에 당연히 워크아웃과 상관없이 상환 및 담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협상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1차로 KAPS 신용공여액(590억원) 중 절반(295억원)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지만 앞으로 추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행태를 고려할 때 채권단 협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조정위원회 회부 고심
금융감독원은 '법리 해석'과 '도의적 책임'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협약채권에 대한 유권해석이 내려진 적이 있고 우리은행이 비협약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한 것에 대해 법원도 사실상 받아들였다"며 "우리은행은 비협약채권으로 돼 있어 안 하면 배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업은행 등 나머지 채권단 입장에선 우리은행만 살려고 하는 것은 도의적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채권단 간 협상을 지켜본 뒤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나 워크아웃에 영향을 주는 상황까지 가면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단 내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에 나서거나 채권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채권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양측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채권조정위원회 조정을 거친 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정 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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