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남성들이 키 높이 깔창이나 키 높이 신발을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발들을 잘못 신게 되면 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을지대학병원 정형외과 김갑중 교수는 22일 "남성들의 대표적인 패션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키 높이 깔창과 키 높이 구두는 무지외반증과 척추변형이 생길 수 있다"며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해 질환 발병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키 높이 신발을 오래 신게 되면 발의 피로, 붓기, 변형뿐 아니라 요통, 전신피로, 허리 디스크, 관절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또 키 높이 깔창을 신발에 넣게 되면 신발의 앞볼이 좁아진다.
김갑중 교수는 "발은 걸을 때마다 받는 압력으로 심장에서 받은 혈류를 다시 심장으로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2의 심장'으로도 불린다"며 "비록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하지만 전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설명했다.
또 키 높이 깔창이나 키 높이 구두로 인해 한껏 올라간 발뒤꿈치는 몸을 앞쪽으로 쏠리게 해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이를 막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펴게 된다. 이런 자세는 척추를 과도하게 꺾어 그 주변 근육들을 극도로 긴장시키고 허리와 목에 무리를 주며 나아가 척추전만증이 될 수도 있다.
굽의 높이가 높을수록 더욱 심해진다. 장기간 키 높이 깔창이나 키 높이 구두를 착용하면 발의 변형은 물론 척추변형이 생겨 나이가 든 후에 오히려 키가 작아질 수도 있다.
키 높이 깔창이나 구두를 신을 때는 자신의 발 크기에 적당한 높이의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발 굽 높이를 포함한 키 높이 깔창 높이 계산법은 (발길이-발가락길이)×0.176이다. 예를 들어 발길이가 260mm이고 발가락길이가 30mm라면 신발 굽 높이를 포함한 깔창의 높이는 40mm가 적당하다.
또한 키 높이 깔창을 신발에 넣으면 신발 바닥이 높아지는 만큼 발목이 신발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하게 키 높이 깔창을 착용하기 위해서는 발목을 충분히 감싸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더불어 한 번 신을 때 3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착용 횟수는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또 잠들기 전에 발목, 종아리, 무릎 위 부분까지 골고루 마사지해주고 10~20분 정도 발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 휴식을 취하면 발과 종아리의 피로감과 부종을 감소시킬 수 있다. 더운 물과 찬 물에 발을 교대로 담그며 족욕을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김갑중 교수는 "키 높이 깔창이나 구두는 출퇴근용으로만 신고 직장에서는 되도록 굽이 낮은 가벼운 신발 한 켤레를 더 챙겨 놓는 것이 좋으며 사무실에서만큼은 편한 슬리퍼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