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로자,새벽 1시 30분 귀가
현대기아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주간연속 2교대 시행에 최종 합의해 4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노사는 지난 6개월간 세부 논의를 통해 설비투자를 진행한 끝에 이 같은 시행 방침을 정했다.
근무 형태는 기존 주야2교대(주간 10시간, 야간 10시간)에서 주간연속 2교대(오전~주간 8시간, 주간 9시간)로 전환됐다. 현대차의 경우 기존 2교대 근무시간은 주간 근무자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50분까지, 야간 근무자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했다. 4일부터 바뀐 근무표를 적용하면 주간근무자는 오전 6시50분부터 일하지만 오후 3시30분이면 일을 마친다. 같은 시간 업무를 이어받은 야간근로자는 다음날 새벽 1시30분이면 집에 갈 수 있다.
덕분에 1인당 하루 근로시간은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었다. 근로자 입장에선 1년 동안 평균 236시간(11%)을 적게 일하게 됐다(연간 근무일수 230일 기준). 대신 근로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하루 한시간이던 점심시간은 40분으로 줄였고, 휴식시간도 기존 15분에서 10분으로 감축했다.
밤샘근무가 사라지면서 근로자들의 생활 패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 노사가 지난 1월 2주간의 시범운영을 마친 뒤 실시한 설문조사(생산직 1만5000여명 대상)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다양한 여가생활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 근로자들이 많은 울산, 아산, 화성, 광주 등 6개 도시 및 주변지역의 상권도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의 현대기아차 생산직은 총 5만명, 가족 등 관련된 인원만 모두 2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임금과 생산능력 그대로 유지"
밤샘근무를 없앴지만 생산능력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근로자가 임금도 손해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생산성 향상방안과 추가 작업시간 확보 전략을 마련했고, 회사측은 시급제를 월급제로 전환해 기존과 동일하게 임금을 보전키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의 시간당 생산속도(UPH)를 기존 402대에서 432대로 30대 끌어올릴 예정이다. 휴식시간 조정 등 기존의 비가동시간 일부를 작업시간으로 돌려 추가 근로시간도 확보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18.5만대 생산능력 감소분을 모두 만회키로 했다. 기아차 노사 역시 소하리공장과 화성, 광주공장 전체 시간당 생산속도를 30대(308.3대 → 338.3대) 끌어올리고, 일부 추가 작업시간을 확보해 17.9만대 생산능력 감소분을 모두 만회하기로 했다. 하지만 생산능력감소분을 계획대로 만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효율을 제고하더라도 절대적인 근로시간 감소분을 만회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심야근무 해소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돼 생활 만족도와 회사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조 경쟁력 강화에 힘써 노사가 함께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노사간 논의를 통해 일부 조율을 마치지 못한 휴일특근 등 세부사항들에 대해서도 조속한 시일 내 합리적 방향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