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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창조경제, 너 정체가 뭐냐/윤휘종 지식과학부장

파이낸셜뉴스
[데스크칼럼] 창조경제, 너 정체가 뭐냐/윤휘종 지식과학부장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핵심인 창조경제를 놓고 말들이 많다. 창조경제의 개념정의에서부터 구체적인 사례에 이르기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지목한 이스라엘의 벤처 생태계를 공부하기 위한 열풍이 부는가 하면, 영국에서는 창조산업부 고위 관료들이 방한해 영국의 창조산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이 굴뚝산업과 융합하는 것이 창조경제라는 주장도 있고, 과거 벤처산업 육성과 이름만 바꿨을 뿐이라는 평가절하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창조경제를 이렇게 단순히 볼 건 아닌 것 같다. 2013년 이후의 대한민국을 상상해보면 왜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에 매달리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저성장의 시대에 들어섰다. 자본주의가 갈수록 고도화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에 경제적 부가 축적되면 중소 협력업체와 주위 상권으로 혜택이 확산된다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는 없었다. 과거엔 한방을 기대할 수 있었던 부동산이나 주식열풍도 이제는 기대하기 힘들다. 집값은 갈수록 떨어지고 4%대의 금리를 준다는 재형저축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렸다. 대기업들은 수십조원의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지만 서민들은 돈이 없어 대출로 연명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가면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한편으론 의술과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오래 사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55세에 정년퇴직할 경우 현재의 기대수명인 80세까지 20년 이상을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할지 대다수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우리 사회, 국가를 지탱하는 체제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를 하지 않으면 국가를 유지하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런데 과거의 사고방식이나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는 절대 양립할 수 없다. 여기에 고민이 있는 것이다.

이런 고민 끝에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나온 것이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개념이다. 과거처럼 선진국들을 쫓아가는 추격자가 아니라 시장을 만들고 주도하는 선도자 역할을 하자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베낄 수도 없다.

기존 관념으로 풀기 힘든 숙제를 해결하려면 생각의 틀부터 깨야 한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창조경제는 단지 ICT를 전자, 자동차, 해운, 금융, 서비스산업과 연결시키는 게 아니다. 수많은 기술이 매일매일 개발되고 있지만 99%는 연구실에서 사장된다. 이런 기술을 산업화하고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원천기술과 상품의 간격을 메우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런 숙제를 풀 열쇠가 바로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혁신기업인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뛰어난 기술을 가져서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란 뛰어난 인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게 아니라 '발상의 전환'과 '혁신'을 통해 애플을 창조기업으로 만들었다.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의 추락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침, 오늘 미래창조과학부를 이끌어갈 수장이 내정됐다. 미래부의 새 장관이 창조경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가 크다.

yhj@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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