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베트남 ‘건설한류’ 주역 GS건설] 호찌민 부촌에 ‘자이’브랜드.. 기술력에 베트남 열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7 17:26

수정 2013.03.27 17:26

GS건설이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시공 중인 TBO 도로 사업의 랜드마크인 빈로이교.
GS건설이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시공 중인 TBO 도로 사업의 랜드마크인 빈로이교.

【 호찌민·하노이(베트남)=김관웅 기자】 베트남 시장이 국내 건설업계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지역에 편중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특히 베트남은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몰려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실제 베트남은 지난해 33억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우리 업체들의 4대 주력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올들어서는 벌써 21억달러 수주로, 지난해 수주액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건축, 토목, 플랜트 등 각 분야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GS건설이 단연 발군이다.

GS건설은 지난 2009년 호찌민시에서 TBO 도로 건설을 시작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 도로 및 교량 등 토목 프로젝트 3건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8월에는 4억3900만달러 규모의 호찌민 메트로 1호선을 수주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국형 신도시 냐베 프로젝트를 비롯해 투티엠, 리버뷰사이드 등 각종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자이 베트남서 주거한류 선도

베트남 경제수도인 호찌민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차를 몰아 10분가량 달리면 호찌민 7군 지역에 위치한 푸미흥 신도시가 펼쳐진다. 대만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CT&D사와 호찌민시 인민위원회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도시로, 고층아파트와 고급 빌라가 빼곡히 들어선 베트남 최고 부촌이다.

그러나 푸미홍은 앞으로 3년 후면 베트남 최고의 부촌 지위를 내려놔야 한다. GS건설이 2016년부터 이곳에서 불과 5㎞ 떨어진 곳에 한국형 신도시 냐베 신도시를 건설하기 때문이다.

호찌민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10㎞ 이내에 위치한 냐베신도시는 2030년까지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규모의 340만㎡ 부지에 1만7000여가구, 인구 6만8000명을 수용하는 한국형 최첨단 신도시로 조성된다.

GS건설은 냐베신도시가 늪지가 많다는 단점에도 수변공간을 갖춘 도시개발 콘셉트로 내세우는 역발상으로 호찌민 인민위원회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GS건설은 지난해까지 땅을 고르는 성토작업을 마치고 내년부터는 도로 등 각종 인프라 구축사업을 시작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6년 첫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호찌민 당국과 현지 주민들이 냐베신도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GS건설이 2011년 호찌민에서 완공한 고급 아파트 리버뷰 팰리스를 통해 한국의 주거문화를 직접 체험해봤기 때문이다.

리버뷰 팰리스는 호찌민시를 흐르는 사이공 강변을 따라 외국인 전용 고급 빌라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지상 27층짜리 3개 동에 전용면적 144~516㎡ 270가구 규모로 2011년에 입주를 시작했다. 리버뷰 팰리스는 '자이'라는 브랜드는 물론 내부 평면도 한국형으로 꾸미고 야외수영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테니스장, 게스트하우스, 체육관 등 한국의 최고급 아파트단지에서 볼 수 있는 최고급 부대시설을 갖춘 게 특징이다.

또 아파트가 위치한 지반이 약해 대형 건축물이 들어서기 어렵다는 상식을 깨고 연약지반의 지하 21m까지 뚫어 물을 빼는 첨단 공정을 도입한 GS건설의 기술력은 특히 화제가 됐다.

박봉서 베트남 법인장(상무)은 "아파트 구조물이 들어설 자리에 이 같은 공법을 적용한 것은 베트남에서 처음"이라며 "리버뷰 팰리스는 GS건설이 어떤 회사인지, 우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론칭사업"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또 호찌민 도심에서 고급빌라 리버사이드(147가구)와 47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 투티엠 주거·상업지구 프로젝트 등 6개 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냐베신도시 1만7000가구까지 합치면 호찌민에서만 2030년까지 2만가구가 넘는 주택을 공급하게 돼 호찌민 고급주거단지마다 '자이' 브랜드가 붙게 될 전망이다.

GS건설이 지난 2011년 베트남 호찌민시 타오디엔 지역에서 준공한 리버뷰 팰리스
GS건설이 지난 2011년 베트남 호찌민시 타오디엔 지역에서 준공한 리버뷰 팰리스


■탁월한 기술력 인정받아

GS건설의 활약상은 주택 분야뿐 아니라 교량, 고속도로, 지하철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시설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건설한류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10월 호찌민시에서 열린 TBO 도로(탄손낫~빈로이 외곽순환도로)의 빈로이교 닐센아치 거치식 행사다. 이날 현장에는 호찌민 최고 실권자인 레황� 인민위원장을 비롯해 호찌민 고위급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GS건설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TBO 도로는 사실 베트남 시장에서 현재의 GS건설이 있게 한 일등 공신 사업이다. 이 사업은 베트남 호찌민시 제1번 외곽순환도로의 북부구간으로 탄손낫 공항에서 린수안 교차로에 이르는 13.6㎞ 구간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GS건설은 2억9200만달러를 투입해 이 도로를 건설하고 뚜띠엠, 미니신도시, 리버사이드, 리버뷰팰리스 등 약 100만㎡에 달하는 토지를 양도받아 GS건설이 베트남에서 장기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TBO 도로 사업은 GS건설에는 천금 같은 기회였지만 호찌민 현지에서는 과연 이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많았다. 도로사업 구간 내에 자리잡은 4000여가구의 주거지역을 헐고 그 사이로 왕복 6~12차로의 간선도로를 조성하는 공사로, 사업구간이 모두 연약지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GS건설은 현지 당국이 생각지도 못한 신공법을 선보이며 난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베트남을 깜짝 놀라게 했다. 통상 연약지반에는 흙을 쌓아 눌러 안정화시키는 작업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변 가옥이 부지와 함께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에 땅을 성토하는 대신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기둥을 지하 15~20m 깊이에 박아 지반을 다지고 도로를 받치는 공법을 사용했다.

GS건설은 이 TBO 도로사업을 계기로 베트남에서 글로벌 업체로서 탄탄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호찌민 메트로 1호선 지하철 공사 수주로 이어졌다. 호찌민 메트로 1호선 지하철 공사는 호찌민 최초의 메트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GS건설은 1공구 19.8㎞ 중 가장 중요한 17.2㎞ 구간을 책임지고 있다.

GS건설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도 토목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공사와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홍강의 최장 교량 빈틴교 공사가 그것이다.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는 하노이와 하이퐁 105.5㎞ 구간을 왕복 6차로로 잇는 베트남 최초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다.
지난 2009년 2월 착공해 현재 5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빈틴교는 하노이 홍강을 횡단해 서북부 손따이와 빈퉁현을 연결하는 홍강 최장교량으로 길이가 4.5㎞에 달한다.


GS건설은 지난해 비전 2020을 통해 베트남을 동남아 해외토건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kw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