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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톡톡] 인류 역사 최초 보험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9 18:05

수정 2014.11.20 11:42

[보험 톡톡] 인류 역사 최초 보험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이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 바로 보험상품이다. 보험의 발명과 진화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언제나 인류를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선두에 서 있었다. 그렇다면 보험상품의 역사는 과연 얼마나 오래됐을까.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최근 50주년을 맞아 펴낸 사사를 살펴 보면 인류의 오래된 역사 속에서 최초의 보험상품이 언제 탄생됐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성문법전 중 하나로 알려진 함무라비 법전은 높이 223㎝, 직경 61㎝의 검은색 돌기둥에 약 3000줄에 걸쳐 새겨 있다.



이 법전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멀게 한 자는 그의 눈을 멀도록 벌하며, 다른 사람의 뼈를 부러뜨린 자는 그 벌로 그의 뼈를 부러뜨린다" 는 형벌조항이 기록돼 있다.

이 함무라비법전에는 현대사회 보험 상품과 몹시 유사한 제도가 기록되어 있다. 선박의 소유자가 항해에 앞서서 그 선박을 담보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항해 도중에 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손해의 정도에 따라 빚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받는 대신 무사히 항해를 마친 경우에는 무역의 이익금을 나누어 갖는 것이다.

영국의 보험사 연구가인 월포드는 이러한 조문을 근거로 보험제도의 기원을 기원전 2000년 이상으로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약관이 남아 있는 보험상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136년 로마시대의 것으로서 지금도 로마 역 앞의 박물관에 진열돼 있다.

포에니 전쟁 때부터 갈리아 원정에 이르는 200여년 사이에 로마에는 수백만명의 전쟁포로가 잡혀와 노예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죽으면 매장을 해주기로 하고 장례비용을 적립했었다. 이 제도는 점차 갱생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변화했는데 17개의 조문으로 된 약관도 만들어졌다.

주요내용은 '가입할 때 100세스 테르티(당시 화폐 단위)를 내고, 그 후 매년 15세스 테르티 또는 15세스 테르티만큼의 술(酒)을 낸다. 사망하면 상속인에게 400세스 테르티를 준다. 자살하더라도 준다. 일정기간 불입금이나 그만큼의 술을 내지 않으면 계약은 실효가 된다' 등으로서 오늘날의 보험약관과 유사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보험료 대신 술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학자들은 그것을 오늘날의 부가보험료(loading)로 해석하고 있다. 100세스 테르티는 순보험료(Pure Premium)이고, 15세스 테르티는 제도운영의 간사가 수고의 대가로 마시거나, 또는 팔아서 그 자금을 제도 운영비로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듯 오늘날과 같은 보험체계가 이미 기원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비록 노예들에게서부터 시작됐지만 이 제도는 군인, 하급관리, 채석장의 노동자들 사이로 번져 갔으며 중세에 상인들이 재해나 도난에 따르는 경제적 손실을 보상받기 위한 조합의 뿌리가 되었다. 런던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상보험증권(1547년 9월 20일자)이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다는 것도 우연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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