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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 100선] (3) 광주 무등산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25 16:41

수정 2013.04.25 16:41

무등산 입석대
무등산 입석대


【 무등산(광주)=송동근 기자】 빼어난 아름다움이 세상 어느 산과도 비길 바 없다 해 붙여진 이름 광주 무등산(無等山). 일찍이 육당 최남선 선생은 무등산에 대해 "금강산에도 여기에 비길 경승이 없으며 특히 서석대는 마치 해금강 한쪽을 산위에 올려놓은 것 같다"고 찬탄했다. 봄이면 서석대, 입석대 주위에 흐드러지게 피는 철쭉, 진달래 등과 함께 무등산은 높고 낮음이 없고 어디서 보나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고 푸짐하다. 그래서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오랜 풍상을 무등에 기대어 살아온 이곳 사람들은 무등산을 '어머니의 산'이면서 자신들의 기질과도 닮았다고 말을 한다. 우리나라 멸종위기 동·식물의 60%가 살고 있는 국가생물자원의 보고로 연간 631만명의 국민이 찾아드는 무등산. 지난해 12월 국립공원 승격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등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그곳으로 떠나보자.

■ '어머니의 품' 같은 무등산

높이를 헤아리기 어렵고 견줄 상대가 없어 등급조차 매길 수 없다는 뜻에서 '무등'이라 불리는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군, 화순군 경계에 걸쳐 산세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예로부터 그 절경이 빼어나 무악(武岳), 무진악(武珍岳), 서석산(瑞石山), 입석산(立石山)이라고도 불렸다.

무등산은 광주시 도심의 동쪽을 에워싸고 솟은 해발 1186.8m의 광주의 진산으로 지난 1972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최근 40년 만에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전체적인 산세가 유순하고 둥그스름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산줄기와 골짜기가 뚜렷하지 않고 마치 커다란 둔덕과 같은 흙산이다. 따라서 대부분 완만한 산세로 이뤄져 누구나가 쉽게 오를 수 있고 거부감도 덜하다.

산 정상은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 3개의 바위봉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를 '정상 3대'라고 한다. 정상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는 규봉, 입석대, 서석대 등의 이름난 기암괴석과 증심사, 원효사, 약사사 등의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산기슭의 증심사를 기점으로 출발해 약 2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산의 동북쪽으로는 관광도로가 개설돼 있어 산허리 원효계곡까지 자동차로 거의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무등산에는 볼거리가 수없이 많다. 어떤 것은 멀리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우뚝 솟아 있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가까이 가서야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산이 대체로 오르기에 가파르지 않아 휴일이면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서석대, 입석대, 세인봉, 규봉, 원효계곡, 용추계곡, 지공너덜, 덕산너덜 등은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아울러 중머리재, 장불재, 동화사터, 장원봉 쪽에서 펼쳐지는 눈앞의 전망 역시 감동으로 다가온다.

■오랜 풍상 겪어 온 '서석대'

보다 자세히 무등산을 살펴보면 서석대, 입석대, 규봉, 지공너덜, 장불재, 중머리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줄 지어 서 있는 돌기둥 서석대는 예로부터 '수정병풍'이라고 전해진다. 이는 저녁 노을이 들 때 햇살에 반사돼 마치 수정처럼 빛나기 때문이라 한다. 무등산을 서석산이라 부르는 것도 이 서석대의 경치에서 연유한 것. 서석대의 병풍바위는 맑은 날에는 광주시내에서도 그 수려함을 바라볼 수 있다.

입석대는 석축으로 된 단을 오르다 만나는 5~6각형으로 된 반달 모양의 돌기둥을 말한다. 반달같이 둘러 서 있어 이를 입석대라 부른다. 이런 절경은 다른 산에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석수장이가 먹줄을 튕겨 세운 듯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어 온 입석대는 하늘을 향해 늘어선 모습이 우람하기만 하다.

이어 규봉을 보지 않고서는 무등산을 보았다 말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규봉은 한 폭의 그림처럼 옥을 깎아 놓은 듯 산중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여기서 바라보면 멀리 동복댐의 물이 손에 잡힐 듯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본래 규봉이란 절 입구에 우뚝 솟은 세 개의 돌기둥이 마치 임금 앞에 나갈 때 신하가 들고 있는 홀 같이 생겼다 해서 이를 한자로 취해 규봉이라 한 것이라 한다.

장불재에서 규봉 쪽으로 천천히 오르다 보면 바위 무리 바다를 만나게 된다. 이 바위 비탈은 지공대사가 법력으로 수많은 돌들을 깎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곳에는 천연석굴 은신대가 있는데 보조국사가 좌선수도를 했다 하여 보조석굴이라고도 한다.

장불재는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의 경계가 되고 있는 능선고개로 해발 990m의 고갯길을 말한다. 규봉과 입석대, 서석대로 가는 유일한 등산로이기도 하다. 이어 증심사에서 지정 등산로를 따라 동쪽으로 약 3㎞ 올라가면 가파른 고갯길이 나오는데 이곳이 중머리재다.

무등산에는 산수동~충장사~원효사~서석대(연장거리 11.87㎞)까지 이어지는 길을 비롯해 황소걸음길(수지사입구~청암교), 김삿갓 길(청품쉼터~화암마을 옛주막터), 장보러 가는 길(화암마을 옛주막터~충장사) 등 최근 옛 선조들이 걸었던 옛길이 복원돼 걷기에 정감을 더해준다.

옛길은 광주시가 구간별로 이야기를 붙여 나가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계속 추진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도심에서부터 1000m가 넘는 서석대까지 걸어서 옛 선조들의 정취와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무등산의 명품길로 제격이다.

dkso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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