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회장님폰'으로 불리는 전략폰 '옵티머스G'(사진)의 출고가를 추가 인하했다. 보조금 규제로 침체된 국내 휴대폰 시장 분위기와 최신 전략폰 출시가 잇따르면서 '재고떨기'에 나선 휴대폰 제조사들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옵티머스G의 출고가를 지난달 말 84만7000원으로 내린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69만9600원으로 추가 인하했다. 이로써 옵티머스G는 지난해 9월 말 국내 출시 당시 99만9900원이었던 출고가가 7개월 새 30만원이나 떨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국내 휴대폰 시장이 보조금 이슈 등으로 침체되면서 시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 부득이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LG전자가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야심차게 개발한 옵티머스G를 불과 7개월 만에 60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춘 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새 정부 들어 급속히 냉각된 휴대폰 보조금 시장의 여파가 크다는 방증이다. 올 초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들이 보조금 과열 경쟁으로 순차적인 영업정지를 당한 데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까지 보조금 관행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게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최근 '갤럭시S4', '베가 아이언', '옵티머스G 프로' 등 최신 전략폰들이 쏟아지면서 기존 전략 모델의 재고떨기도 출고가 인하를 부추겼다.
실제로 이미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달 들어 전략폰 출고가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프리미엄 라인의 쌍두마차격인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의 출고가(32GB 기준)를 각각 79만원과 89만원으로 각각 10만원 정도씩 낮췄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S4 출시로 갤럭시S3 출고가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이달 초 12.7㎝(5인치)대 전략 모델인 '옵티머스 뷰2'의 몸값을 96만6900원에서 69만9600원으로 대폭 내렸다.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팬택도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전략폰 '베가R3'와 올초 선보인 초고화질(풀HD)폰 '베가넘버6'의 출고가 인하를 검토중이다.
올해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들도 잇따라 몸값 낮추기에 가세했다. LG전자가 SK텔레콤과 단독 출시한 '옵티머스 LTE3' 출고가를 65만100원에서 59만9000원으로 낮췄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팝'과 '갤럭시 그랜드'도 각각 71만5000원, 65만4500원으로 인하됐다.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보조금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사실상 높은 출고가는 명목에 그쳤다"며 "하지만 최근 보조금이 줄면서 판매가 급감한 기존 전략폰들의 가격방어가 어려워진 게 출고가 인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cag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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