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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러시아와 공조 신북방정책 추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1 17:09

수정 2013.05.21 17:09

박근혜정부, 러시아와 공조 신북방정책 추진

러시아의 국가문장은 쌍두독수리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독수리가 반대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흔히들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을 동시에 겨냥하는 러시아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한다. 푸틴 3기 체제 들어 아시아를 바라보는 신동방정책은 가속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핵심이익은 극동개발이다.


한국기업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박근혜정부가 21일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한국의 극동개발 참여를 희망하는 러시아의 러브콜에 화답했다.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 추진 이후 20여년 만의 대러시아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평화안정과 시베리아·연해주개발 참여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박근혜정부가 러시아와의 관계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기초로 극동.시베리아 지역을 개발하고 아.태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는 '신동방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한국에 주는 새로운 기회를 살리고자 경제협력뿐 아니라 정치.외교 관계 강화를 포함한 새로운 북방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북방정책의 목적이 경제협력 확대뿐만 아니라 안보적으로도 한반도 평화안정에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5년 만에 FTA추진

정부는 먼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5년 전에 중단된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재추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양국간 FTA는 과거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추진된 바 있으나 러시아 측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의 관세동맹 출범과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완료로 재추진의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FTA 재추진은 당장의 협상 성패를 떠나 러시아 경제관료 등 정치지도자들과 실무적으로 접촉면을 넓힐 수 있어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을 가속화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러시아와 경제채널 본격 가동으로 향후 자원·에너지·인프라개발 등 극동개발 전반의 실무적 논의가 탄력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푸틴 3기 체제로 들어 러시아는 극동개발에 관심을 갖고 시베리아 등 지역개발을 전담하는 극동개발부를 신설했다. 푸틴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보낸 인물이 바로 빅토르 이샤예프 극동개발부 장관이었다. 한국의 극동개발 참여를 적극 희망한다는 뜻을 이같이 피력한 것이다. 한·러 간 경제협력은 오는 7월로 예정된 한.러 경제과학기술 공동위원회와 뒤이어 9월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韓 경제 등 이익 수렴

현재 정부는 우리 기업의 참여가 가능한 사업으로 크게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도로.항만 등 인프라 건설 △석유·가스 등 에너지 협력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및 유전시추 플랜트 수주 △연해주 지역의 농업·수산업 협력 △디지털 검진 센터 등 보건·의료 분야 등이다. 이 중 몇몇 사업은 이미 추진 중인 것도 있다. 한국 서부발전은 국내 건설사와 함께 연해주 석탄터미널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분참여 형식으로 하바롭스크공항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안보적 이익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극동개발을 희망하는 러시아로선 한반도 평화안정이 필수적이며, 한국기업의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위성락 주러시아 대사는 "양정부가 표방하는 정책방향을 보면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게 많다"면서 "러시아는 극동 개발과 역내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그런 점에서 북한 도발에 대해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