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현장르포] 국내 유일 상업용 철광산 정선 ‘신예미 광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6 17:36

수정 2013.05.26 17:36

신예미광산 최심부에서 '장공천공기'에 탑승한 작업자와 인부들이 작업 장소를 살피고 있다.
신예미광산 최심부에서 '장공천공기'에 탑승한 작업자와 인부들이 작업 장소를 살피고 있다.

【 정선(강원)=이유범 기자】 지난 24일 찾은 강원도 정선의 신예미광산. 이곳은 국내 유일의 상업용 철광석을 생산하고 있는 철광산이다. 신예미광산은 지난 1916년 일본이 개발한 오래된 광산이다. 국내 탄광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면서 이곳 역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다른 광산과 같이 폐광이라는 운명을 맞았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철광산을 회생시키기 위해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연 4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신예미광산 입구는 예미산의 해발 530m에 위치해 있었다.

갱 입구부터 지프형 차를 타고 경사도 약 8도의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3㎞를 이동했다. 창문을 열자 공기 중에서 쇠붙이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10여분쯤 지나고 도착한 작업장에는 '장공천공기'라고 하는 초대형 드릴과 거대한 구멍이 보였다. 과거 광산과 같은 철도레일의 모습이나 곡괭이를 든 작업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광산도 이제는 기계화돼 있었다. 이 장비를 통해 35m가량 구멍을 내고 여기에 화약을 장착해 폭파하는 방식으로 철광석을 채취한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약폭발로 분쇄된 철광석은 트럭과 수직갱도(수갱)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지상으로 이송된다. 다시 차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해 수갱으로 향했다.

광물을 운반하는 엘리베이터가 상하로 왕복하는 공간인 수갱은 이 철광산이 되살아난 큰 요인 중의 하나다. 광산이 오래될수록 더욱 깊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기는 운송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곳의 수갱이 한 번에 운반하는 철광석량은 회당 4.5t 수준으로 덤프트럭의 운반량인 40t의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갱은 지하에서 지상까지 옮기는 시간이 9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트럭이 1회에 50분가량을 소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갱이 운송비 절감을 이끌어낸 셈이다.

지상으로 옮겨진 철광석은 자력을 이용한 몇 번의 선광작업을 거치게 된다. 가장 먼저 지나게 되는 건식선광 과정에서 철분 함유량 44% 이상의 철광석이 먼저 걸러진다. 이 제품은 제철소로 바로 공급이 가능한 철광석이다.

이후 19~23% 수준의 저품위 철광석은 '콤프레셔'라는 기계를 통해 모래알 수준까지 분쇄된다. 이후 물과 세기가 다른 자석을 이용한 습식선광 작업을 거쳐 철함유량 55%인 고품위 정광으로 거듭난다. 철 성분이 8% 정도 들어 있는 저품위 정광은 시멘트 제조사 등에 보내 골재로 사용한다. 광산의 현대화, 첨단화를 통해 운송비를 절약하고, 버리는 광물을 최소화해 광산의 이익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노력은 매년 철광석 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1년 광산의 재개발 직후 3만t 생산에 그쳤던 생산량은 2004년 37만t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6만t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자원빈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하면 일개 철광산이 아니라는 게 광물자원공사의 설명이다.

다만 이 광산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철광은 최근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현재 수갱의 심도는 325m 수준이지만, 그 이하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인 2018년부터는 갱외 인출비용이 급증하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한덕철광은 추가 수갱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잔류 철광석 양이 7000만t임을 감안하면 기업은 물론 국익을 위해서도 버릴 수 없는 자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덕철광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의 역할로 인해 신예미철광이 되살아날 수 있었다"며 "향후 추가 수갱 설치에 있어서도 많은 비용부담이 예상되고 있는데 광물자원공사의 지원과 회사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철광산의 명맥을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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