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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깨야 할 7가지 착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8 16:24

수정 2013.05.28 16:24

동화 신데렐라는 ‘신데렐라와 왕자님은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난다. 과연 동화 속 신데렐라와 왕자님은 정말 행복하게 살았을까? 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은 “신데렐라와 왕자는 절대 행복했을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소장은 서울시와 서울시건강가족지원센터가 25일 오후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주최한 예비부부교육에서 이 같이 동화 신데렐라의 허구성을 언급하며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고 강조했다.

“일단 신데렐라와 왕자는 성장 과정이 너무 다르다. 성장 과정이 다르면 가치관도 다르다. 가치관이 다른 부부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왕자의 엄마는 신데렐라를 며느리로 예쁘게 봤을 리가 없다. 미혼남녀의 결혼은 동화 속 환상처럼 시작된다.
결혼 전과 결혼 직후, 결혼 생활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좋은 영향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이 결혼생활 전부라고 생각하는 순간 결혼생활의 갈등은 시작된다.”

김 소장은 이날 강의에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커플 100여 쌍에게 ‘결혼하면 깨야 할 착각’ 7가지를 짚어줬다. 이는 외국서적 「준비된 결혼, 준비된 배우자」(린다 딜로우 지음, 홍성사)에 소개된 '결혼에 관한 착각 다섯 가지'를 김 소장이 한국 실정에 맞게 보완한 것이다.

결혼하면 깨야 할 7가지 착각


◇ 결혼하면 깨야 할 환상 7가지

착각 1. 사랑은 저절로 깊어진다

결혼하면 사랑은 저절로 깊어질 것 같은가? 아니다. 결혼하면 사랑은 저절로 사라진다. 사랑을 깊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는 커플의 사랑은 저절로 소멸한다.

착각 2. 결혼하면 행복해진다

고3 때 많이 듣던 말이 있다. 대학 가면 살 다 빠져. 정말 대학가니 살이 빠졌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당연히 행복할 것 같지만, 그에 따른 또 다른 갈등과 난관이 있다. 프러포즈할 때 많은 사람이 말한다. ‘나랑 결혼해줘. 행복하게 해줄게.’ 아니다. 결혼은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 줄 능력이 없다. 결혼하면 배우자가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라. 특히 배우자가 잘못해서 여러분이 불행하다는 생각은 꼭 버려야 한다. 행복은 배우자가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배우자에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착각 3. 외롭지 않다

결혼은 인간에게 절대적인 고독감을 준다. 결혼은 인간이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또 남녀의 사랑이 결코 인간을 외로움에서 구원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인간은 외로운 법이다. 특히 여성은 남편과 자다가 우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혼자 밤중에 일어나 수유할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절대적인 고독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착각 4. 갈등이 줄어들 것이다

결혼은 새로운 갈등을 창출한다. 연애하면서 갈등 해결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지 않았다면 결혼 후에는 갈등은 더 커진다. 결혼 후에는 갈등에 기름을 붓는 존재도 생긴다. 시월드와 처월드 등이다. 모든 남녀 관계는 절대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갈등의 양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갈등의 해결을 결혼 전에 하느냐, 결혼 후에 하느냐의 차이다. 결혼 전 제대로 된 갈등 해결법을 찾지 못했다면 결혼 후 갈등은 더 커진다.

착각 5. 배우자는 나의 부족한 면을 채워 줄 것이다

결혼은 내가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지 확연하게 드러나게 한다. 결혼 전 나의 콘셉트는 ‘조신’, ‘얌전’이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원래 성격이 나왔다. 심지어 배우자는 결혼 전에 드러나지 않았던 자아까지 자극해 깨웠다. 배우자가 깨우지 못한 내 자아는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가 깨워준다.

착각 6. 우리는 결혼에 관해 똑같은 것을 기대한다

결혼하면 부부가 같은 것을 생각할 것이라 기대한다. 절대로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여러분과 여러분의 배우자가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도 다르다. 주말에 시댁에 가나 친정에 가나 하는 문제는 결혼하면 굉장히 예민한 문제가 된다. 여자로서 주말에 쉬고 싶은데 시댁을 가는 것은 큰 스트레스다. 그러나 남편은 ‘식구가 다 같이 모여 쉬는 건데 왜 스트레스야?’라고 생각한다. 부부는 절대 같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착각 7. 결혼하면 안정될 것이다

‘안정’은 미혼남녀가 ‘결혼’에 대해 가장 많이 갖는 환상이다. 물론 결혼을 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소속감을 느낀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결혼하면 연애할 때와 다르게 확장된 가족관계로 인한 새로운 불안정감도 생긴다. 대표적인 예가 결혼하면서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신혼부부의 불안정감이다.

우리나라 특성상 부모는 자녀가 결혼할 때 보통 1억 내외의 자금을 투입한다. 부모의 결혼 자금 투입은 단순히 자금 투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돈은 부모가 자녀의 신혼생활까지 깊숙이 개입하게 하는 도화선이 된다. 반대로 부모의 자금 투입을 제한하면 독립적인 신혼생활을 즐길 수 있지만 그만큼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신혼생활을 감내해야 한다. 결혼하면서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아 경제적 안정을 누리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면 사회 변화 속에서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스트레스는 결국 또 심리적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 속에 자녀를 낳고, 두 사람의 심리도 변한다. 점점 갈등은 최고조가 된다. 만약 여러분이 그 갈등을 잘 극복한다면 정말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시점은 결혼 후 약 10~15년 후다. 여러분은 불안정한 결혼생활을 어떻게 해야 흔들리지 않고,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 결혼은 현실이다

김 소장은 “여러분이 꿈꾸는 결혼생활은 45살쯤 온다.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아이도 더는 밤에 배고프거나 아파서 울지 않는 결혼생활 말이다”라고 전한 뒤, “결혼은 현실”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결혼은 3만 5000번의 식사준비를 해야 하고, 1~3만 번의 이부자리 정리, 7000번의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한다. 아기를 낳는다면 2년 기준으로 해서 기저귀를 4320번 갈아야 하고, 둘을 낳는다면 8640번을 갈아야 한다. 이 모두는 여자 혼자가 아니라 남녀가 똑같이 해야 하는 일이고, 중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김 소장은 “이 모든 일을 하면서 최소 15년 동안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야 여러분이 꿈꾸는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 결혼하고 환상이 깨져서 싸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화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디 결혼에 대한 환상을 깨고, 위기가 왔을 때 현실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줄 아는 현명한 부부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혼하면 깨야 할 7가지 착각


/wedding@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신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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