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은행 임원의 잦은 교체/김영권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02 16:44

수정 2014.11.06 06:36

[기자수첩] 은행 임원의 잦은 교체/김영권기자

"요즘 그 은행 임원 만나면 괜찮은 거냐는 말부터 먼저 건넵니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정된 은행의 동료 임원을 만난 한 시중은행 임원의 말이다. 올 들어 KD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의 수장이 바뀌거나 바뀔 예정인 가운데 현직 임원들은 좌불안석이다. 금융지주마다 CEO 선정 방식이 제각각이다 보니 어떤 곳은 내부에서 발탁된다며 불안해하고 어떤 곳은 외부에서 온다며 힘들어 하고 있다. 보통 금융지주나 주요 은행의 경우 회장의 의중에 따라 임원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성향이 맞지 않으면 혹시 옷을 벗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특히 전 금융지주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나 새로 시행했던 분야를 맡고 있는 임원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신임 회장 입장에선 새로운 사업이 잘되고 있다고 해도 부담이고 잘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우 조만간 해당 부서와 책임자를 변경할 것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한 시중은행 신채널 담당 본부장은 "새로 회장이 선임되면 전 회장의 그림자를 떨쳐내고자 하는 게 당연하다"며 "특히 그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다면 책임에 대한 명분도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회장의 임기가 교체될 때마다 번번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CEO가 자주 바뀌는 금융지주의 경영이나 영업전략이 답보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금융권에서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처음 시작이 어렵겠지만 단기간의 성과 평가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수 있는 현명한 인사가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kim09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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