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탕면이 나에겐 보약일세!"
농심 안성탕면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어 화제다. 그것도 무려 25년이나 안성탕면을 고집해 왔다.
사연의 주인공은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4리에 거주하는 박병구(1929년생, 85세) 할아버지. 농심 라면을 40여년 동안 먹어왔으며 그중 최소 25년은 안성탕면만을 먹어왔다.
박 할아버지가 라면으로만 삼시세끼를 해결해 온 것은 그가 44세이던 1972년께 부터다. 젊을 때부터 장이 안 좋아 고생을 하던 중, 어느 날부터는 먹는 족족 토해버리게 되었다는 것. 주변 사람들로부터 갖가지 약이나 음식을 권유받고 먹어봤으나 전혀 효과가 없었다.
"다른 것과 뭐가 다르겠어라는 체념과 늦장가로 본 세 아이(1남 2녀) 때문에라도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엉켜있었던 때"였다고 회고한 박 할아버지는 "라면을 먹었는데, 몇 년만에 처음 느낀 포만감에 행복했고, 아무것도 게워내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에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고 그날을 기억했다.
박 할아버지에 따르면 처음 맛 본 라면이 바로 농심의 '소고기라면'이었고, '해피소고기'와 '안성탕면'으로 이어갔다고 한다. 다른 회사 라면도 먹어봤지만, 농심의 제품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 계속 고집해 왔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현재까지는 안성탕면만 먹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 출시(1983년)와 해피소고기 단종 시기(대략 1988년)를 감안하면 박할아버지가 안성탕면만 먹어온 기간은 최소 25년으로 추정된다"면서 "농심은 1994년 박할아버지의 사연을 처음 접한 이래, 3개월 마다 9박스(48개입)의 안성탕면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이 사연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이장이었던 정화만(73세)씨의 제보 덕분이었다. 정화만씨의 친동생이자 현재 광덕4리 이장인 정화철(64세)씨는 "박씨의 사연이 안타깝기도 했고, 농심에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형님이 직접 편지를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농심 영양연구팀 장영애 팀장(식품영양학 박사)은 "안성탕면은 된장의 함량이 다른 라면에 비해 20% 이상 많은 제품으로, 두 할아버지가 안성탕면만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된장의 힘'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팀장은 "라면은 끼니를 때우는 개념에서 몸에 좋은 성분을 더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진화되어 왔으나, 라면만으로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얻을 수는 없다"면서 "이 사례는 특수한 것이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라면 외에도 갖은 채소나 계란 등으로 비타민과 미네랄,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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