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더 강해진 한화 L&C·벽산, 이 두 건자재기업 공통점은 ‘M&A’
시장점유율을 높이거나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M&A)이 단행된 이후, M&A 효과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 사례가 많다. 과거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C&그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STX그룹 역시 그룹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그러나 중소형 규모의 M&A를 통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도 있다. 특히 건축자재 기업 중 인수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관련업계 1위로 도약하거나 상호 단점을 보완, 건설경기 침체를 벗어나고 있는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L&C는 미국의 아즈델사를 인수한 지 5년 만에 소재 매출이 건자재 매출을 추월하는 효과를 거뒀고 벽산은 레인지후드 기업 하츠를 인수하며 기업간거래(B2B)기업 이미지를 벗는데 성공했다.
한화L&C의 경우 건자재 기업 중 성공적인 인수합병 사례가 2000년대 중반 이후 2건에 달한다. 지난 2007년에는 저중량 열가소성 플라스틱(LWRT) 분야 세계 1위인 미국 자동차 부품 소재기업 아즈델(AZDEL)을 인수한 것이 소재 분야 강화에 기여했다. 이어 이듬해에는 대림콩크리트인조대리석 사업부문을 인수해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혔다. 한화L&C는 아즈델 인수로 자동차 부품 및 소재를 전 세계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갖췄고 본격적인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2005년 칸스톤을 출시하며 인조대리석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한화L&C는 지난 2008년 202억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림콩크리트 인조대리석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당시 칸스톤에 비해 기술력이 낮은 기업들이 대림콩크리트 인조대리석 사업부문에 관심을 갖고 러브콜을 보냈지만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은 한화L&C가 인수에 성공했다. 해당 사업부 직원들은 현재 한화L&C 칸스톤의 생산 현장에서 근무 중이다.
단열재와 페인트 등으로 알려진 벽산의 하츠 인수합병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벽산은 B2B 제품이 많았지만 주방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레인지후드 전문기업 하츠를 인수하면서 기업.개인간 거래(B2C)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하츠는 벽산에 인수된 후 레인지후드 렌털사업 등을 전개하며 소비자 중심 영업을 강화했고 최근에는 벽산과 하츠가 손잡고 신규 사업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하츠는 최근 건물 내부나 외벽에 녹색 식물을 입히는 수직녹화 사업에 진출했다.
단순히 녹색 식물을 벽이나 건물에 부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로고를 식물로 표현하는 등 도심 녹화와 환경 정화는 물론 미관적인 부분까지 강조한 것이 이 사업의 특징이다. B2B 영업에 강점을 지닌 벽산은 자회사인 하츠의 수직녹화 사업 영업지원에 나설 예정이다.벽산 관계자는 "처음 하츠를 인수할 때만 해도 연관성이 없는 사업 분야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하츠가 수직녹화사업이라는 신규사업에 진출하게 된 배경 역시 벽산의 영업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유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