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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권력기관 ‘일탈’을 우려한다

파이낸셜뉴스
[데스크칼럼] 권력기관 ‘일탈’을 우려한다

헌법재판소, 법원, 검찰, 그리고 경찰. 이들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 있는, 그리고 힘 쓰는' 권력기관이다.

그런데 요즘 이들 권력기관 사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부 기관 간에는 선의의 경쟁관계를 넘어, 제 식구 감싸기에 이어 심지어는 주도권 잡기를 위한 권력 다툼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헌법소원 대상에 재판을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헌재는 선거로 당선된 국민 대표(국회의원)가 제정한 국회 법률은 헌법소원 대상인데 선거로 뽑지 않은 법관들이 판결한 법원의 재판결과를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현행 제도는 잘못이라며 헌법재판소법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법원은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시키면 4심제가 돼 3심제를 규정한 헌법의 근간을 흔든다며 헌소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방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한정위헌' 사건 및 '긴급조치 위헌심판'과 관련한 판결 결과를 놓고 빚어진 갈등이 그 배경에 깔렸다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불편한 동거(?)도 진행형이다. 수사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오다 한동안 물밑에 잠겼던 검찰과 경찰의 갈등 관계는 사회유력층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수사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찰이 이 사건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한 검찰출신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검찰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받아들이지 않자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놓고 검찰은 국회로부터도 강한 질타를 받으면서 지난해 말 '검란 사태' 이후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최근 "검찰은 외압의혹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도록 지휘했으며 특별수사팀을 중심으로 국가를 위해 바르게 판단한다는 자세로 결론을 내렸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비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기관 간에 적정한 긴장관계와 선의의 경쟁은 상호 간 또는 국가 발전을 위해서 좋다. 그런데 이 경쟁이 감정싸움으로 흐르거나 주도권을 갖기 위한 다툼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권력기관 간의 다툼은 더욱 그렇다. 권력기관 간의 감정이나 권력을 더 취하려는 주도권 싸움은 나라를 어지럽게 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권력투쟁을 하는 사이 국민들은 눈에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결과적으로 위상과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사법부는 강력한 개혁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연일 개혁프로젝트를 꺼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네 탓을 하기에 앞서 초심으로 돌아가서 기본과 원칙에 입각,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이 같은 배경에는 '내 탓이 아닌지, 내 탓은 없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겠다.

[email protected] 정훈식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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