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 릴레이 인터뷰] (4) 윤성규 환경부 장관
우리는 불과 40~50년 만에 세계 최고의 현대사회로 진입했습니다. 이런 사례는 세계에서 유일하죠. 바닥에서 최상위로 올라온 것인데, 문제는 이제 내려갈 일만 있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후손들이 잘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녹색성장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금방 보여줄 순 없지만 한번 자연에서 채취한 에너지와 자원은 최대 그 형태로 순환되는 시대의 시동을 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담 = 조석장 정치경제부장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자신의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창간 13주년 기념 특별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하지만 정책이나 비전 등을 이야기할 땐 강인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논쟁 혹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선 원칙과 소신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했다. 강직하고 올곧은 그에게 붙여진 '독일병정' 별명이 그냥 생긴 게 아니었다.
다음은 윤 장관과 일문일답.
―취임 100일을 즈음해 소감은.
▲취임 초기에는 마음의 고향에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들었지만 최근 쟁점이 된 화학산업단지, 정수처리장,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국회 추경.유해화학물질관리법 통과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다 보니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해졌다. 갈수기 녹조, 여름철 전력위기 등 당장 눈앞의 문제부터 기후변화, 자원순환사회 등 중장기적 문제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다. 자원과 에너지 선순환을 통해 자원순환사회를 만들겠다는 큰 미션이 주어졌는데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새 정부에서 환경부의 추진 정책은.
▲산업단지 내에 공장이 5개와 10개가 있을 때는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가 달라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5개만 들어가야 하는 지역에 10개가 들어가도 같은 규제를 한다. 이것을 구분해 규제하는 '통합법'을 만들고 있다. BAT 기준을 만들어 여기에 만족시키는 기술을 가진 기업에만 5년 혹은 10년 단위로 재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환경용량의 여분이 생기고 거기에 새로운 생산 시설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최상의 수준을 인정받으면 아류 기술은 진입할 수 없으니 시장이 생겨나고 연구개발(R&D)이 왕성해진다. 개발 기술은 수출해 돈을 벌 수 있고 일자리도 생겨나는 등 다면적인 효과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규제들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는 후진적이지 않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살아 움직이고 있다. 책임 이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문제가 발생해 지도단속을 받았는데 또다시 사고가 난 경우 명백하게 태만이다. 이럴 때는 영업정지까지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로자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일벌백계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기업들의 환경인식 수준은.
▲환경부 밖에 4년 있으면서 내린 결론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환경법규가 있어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규정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산고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한계를 벗어나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영원히 그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환경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고 했다. 계획은.
▲최근 5년간 우리 환경산업 수출은 연평균 30.3%의 높은 성장 추세를 보였으나 수출액은 2011년 기준 4조9000억원이다. 세계시장에서 0.5%에 불과하다. 환경기술 역시 선진국 대비 60% 수준이며 환경산업체 대부분이 영세하고 전문성이 낮아 경쟁력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창업초기 기술.경영.투자컨설팅 등 사업화와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국내 중소환경기업은 대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결합해 대·중소기업의 동반 해외진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원이 중소환경기업의 '성장사다리'가 돼 중견기업으로 올라서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되는 '경제 선순환'을 유도하겠다. 환경 관광 상품화는 환경보전을 잘하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남 여수에서 검은비가 내리는 등 각종 환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예방의 첫째는 원인 규명이다. 범죄가 생겼는데 검거율이 떨어지면 마음 놓고 나쁜 짓을 하게 되지 않겠나. 예외 없이 검거하면 범죄를 저지르기 어려울 것이다. 검은비의 경우 위법행위 때문인지, 현존 과학기술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는지 명확히 밝혀낼 계획이다. 화학사고와 관련해서는 화학물질관리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니 '사업장 안전.환경 개선 및 화학물질 취급자 책임강화'라는 법 취지에 맞도록 하위법령을 마련하겠다.
―온실가스 감축 2030 로드맵이 나와야 하지 않나?
▲늦은 것은 아니지만 2010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09년에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늘어났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BAU(Business As Usual·배출전망치) 산출 작업을 다시 하고 있는데 이 결과를 보고 다시 정해야 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지정하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관련 고시이다. 거래소를 신청 받아 지정하는 것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관계부처 추천 전문가를 포함한 공동 작업반을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변화된 경제.사회 여건과 업종별 감축기술 수준을 감안해 배출량 전망치와 감축잠재량을 9월 중 재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부문별 감축 이행계획을 10월에 마련할 계획이다. 로드맵을 연말까지 확정한다.
―4대강 수질조사 문제가 쟁점인데.
▲전임 정부가 임기를 3일 남긴 지난 2월 22일 4대강 수질을 점검 평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현 정부에 숙제를 던져놓고 나간 게 아니냐. 환경부 입장에서 제대로 하는 것 말고 뭐가 있을까 생각한다. 지난 1월 감사원에서 보 안정성과 수질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반대 측에서는 환경성 문제도 얘기했고, 불거져 나오는 문제는 많다. 국무조정실이 중심이 돼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하겠다고 했고 시민사회단체, 야당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위원회는 민간전문가 20여명 내외로 구성되며 위원 확정 전에 반대 측과 교차 검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과 보전' 논쟁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냐가 중요한데 결국 '님비현상' 때문이라고 본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해법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거나 그만큼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보상 없이 해결하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발생한 사건도 없지 않다.
묘안은 없다. 정성을 들이고 진솔한 자세로 바닥에서 낮은 자세로 이야기해야 한다. 밀어붙이는 형식으로는 안 된다.
―국민과 기업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 몸을 벗어나면 다 환경이다. 생태는 서로간의 작용이다. 환경이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1.0의 차원이다. 생태 차원으로 가야 3.0이다. 환경보다는 생태 쪽으로 많이 인식하고 의식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부가 자원선순환 사회, 지속가능한 사회를 표방하고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할 텐데 국민도 노력하고 성원해 주셨으면 한다.
국민의 지지가 있으면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라고 링컨이 말했다. 국민과 같이 하는 환경 정책을 추진하겠다. 기업은 기업대로 국제경쟁력을 높게 유지하면서도 에코덤핑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겠다.정리[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