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강남역 상인들 “물바다 악몽”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최모씨(35)는 2년 전인 지난 2011년 여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당시 호우로 주변이 물바다로 바뀌어 매장이 침수되면서 진열된 휴대폰이 훼손되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올여름에도 수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름 장마철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가운데 서울에서 상습침수지역인 서울 강남대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 주민들이 또다시 침수피해 걱정에 빠졌다.
지난 19일 기자가 현지에서 만난 최씨는 "낙후된 기존 도시가 아닌 애초에 계획도시로 조성된 강남인데 비가 좀 많이 내리면 한복판이 물바다가 되는 현실을 생각하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강남 물바다는 유명한 이야기다. 이번 장마에도 침수 피해가 분명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가 적게 내리길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뭔가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주민들도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서울시의 수해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강남역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씨(34)도 당시 발생한 수해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당시 폭우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를 본 것이다.
박씨는 "강남 일대가 여름철 폭우만 내리면 침수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대책 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해마다 같은 피해가 반복된다"며 "올해 역시 폭우가 많이 내린다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이번 장마 3일째인 19일 수시로 수해를 입고 있는 서울 강남역 인근 상인들은 올해도 역시 불안한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이 일대 상당수 상인들은 폭우 시 침수 피해에 대비해 물 양동이와 모래주머니를 배치하고, 아예 폭우 시 판매하는 물건을 옮길 대체 장소까지 마련하는 등 장마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강남역 일대는 예술의 전당, 양재, 역삼, 논현지역 등 인근 고지대에 내린 빗물이 반포천으로 흘러가기 전에 모이는데다 복잡한 하수도 체계로 인해 시간당 40~50㎜의 비가 내려도 도로부분에 일시적으로 배수 지체 현상이 발생한다.
서울시는 강남역 일대 침수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빗물 저류조와 하수관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침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남역으로 몰리는 하수 흐름을 바꾸기 위한 유역분할 하수관거 3개 안은 아직도 설계안을 검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완공 시기도 2015년 말이어서 폭우 발생 시 수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폭우 시 1만5000t 규모의 빗물저류조를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올 연말이 완공 시기여서 제대로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역 일대로 빗물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하수관거가 2015년 완공되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올 연말 완공 예정인 빗물저류조는 일단 가동할 수 있는 만큼 올해 폭우에도 어느정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서연 기자 고민서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