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검찰, 이재현 CJ그룹 회장 전격 소환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CJ그룹 이재현(53) 회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회장이 출석하는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검찰청사 입구에는 오전 9시가 채 되기도 전에 국내외 언론사 기자 등 200여명이 몰려 자리 잡기 경쟁을 벌이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검찰, 이회장 전격 소환 조사

CJ 측 관계자들도 이날 이른 시간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CJ그룹 홍보실은 이날 이 회장 소환에 대비, 검찰청사에 직원들을 보내 동선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이어 오전 9시35분께 회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를 차분하게 맞춰 입은 이 회장이 다소 굳은 표정으로 청사에 도착했다.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이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한 채 조사실로 올라갔다.

중앙지검 11층에 마련된 조사실은 25㎡(7∼8평) 크기로 검사와 이 회장이 마주 보고 앉는 책상과 의자, 소파 등이 배치됐다.

피의자 신문은 이 사건을 수사해온 중앙지검 특수2부의 신봉수 부부장검사가 맡았고 이 회장 측에서는 김앤장의 이병석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입회했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 회장의 측근인 CJ글로벌홀딩스의 신모(구속) 부사장, 이모 전 그룹 재무팀장 등 관련자들과 대질신문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준비를 했지만 실제 심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검사의 질문에 대체로 차분하게 대답했으며, 한때 소환을 앞두고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얘기도 들려왔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롭게 조사는 진행됐다.

검찰은 이 회장 소환에 앞서 압수물 분석과 함께 전.현직 그룹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상당부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외국에 공조요청을 한 일부 금융거래 내용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중국에서 잠적한 이 회장의 측근 김모씨(52)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 회장을 소환한 것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범죄 혐의가 무겁고 액수가 큰데다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이 확보되는 대로 조만간 이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그는 누구인가

삼성그룹의 장손이지만 삼성그룹에서 독립해야 했고, 이후 절치부심 끝에 CJ그룹을 재계 14위로 키웠지만 이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회장의 굴곡진 인생행로가 또다시 분수령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의 딸 손복남 CJ고문 사이에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이후 경복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씨티은행에 평사원으로 입사한다. 대학 시절 만난 평범한 집안 출신 김희재 여사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5년 제일제당 평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까지 오른다. 1993년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하는 것으로 결정이 나자 손복남 고문으로부터 수차례 제일제당 주식을 증여받아 1998년 제일제당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후 '종합식품기업'에서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15배 이상 성장시켰다.

이 회장이 삼성가의 3대 장손이긴 하지만, CJ그룹을 현재 자리에 올린 창업주와 같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은 다른 재벌 오너 2, 3세와 달리 사원부터 대리, 과장 등을 거치며 '풀뿌리' 경영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설탕, 밀가루 생산 중심의 식품회사에서 출발한 CJ그룹은 식품.식품서비스 외에 바이오.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물류.신유통 등도 추가해 4대 사업군 체제를 완성, 현재 재계 14위의 몸집을 갖췄다. 삼성그룹 분리 직전인 1995년 1조7300억원에 불과했던 CJ그룹의 매출은 2012년 26조8000억원으로 15.5배 성장했다.

[email protected] 전용기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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