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들이 곳간에 현금을 쌓아두고 투자는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의 투자가 줄줄이 뒷걸음질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6일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1·4분기 실적을 보고한 302개 사의 현금성 자산과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총 196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8% 늘어난 반면, 투자는 31조원으로 지난해 1·4분기 대비 8.3%나 줄었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현금을 쌓아두지만 투자 등을 통해 돈을 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10대 그룹 계열 99개 회사의 1·4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47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9% 늘었으나, 투자는 18조4000억원으로 10.7% 축소됐다.
500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현금에서 10대 그룹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인 반면, 투자비중은 60%에 불과했다.
삼성그룹 15개 계열사의 1·4분기 투자액은 총 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 줄었으나 현금성 자산은 총 55조8000억원으로 11.2% 늘었다.
반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포스코로 올해 1·4분기에 지난해 대비 59%나 늘어난 2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투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현금성 자산은 7조8000억원으로 2.7% 줄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대비 23.3% 증가한 2조4800억원을 투자했으며 롯데(7700억원, 9.8%), GS(4700억원, 20.2%), 현대중공업(4000억원, 26.4%) 등도 투자를 확대했다.
현금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그룹은 삼성(55조8000억원)→현대차(37조3000억원)→SK(14조3000억원)→현대중공업(10조9000억원)→LG(8조7000억원)→포스코(7조8000억원)→롯데(4조5000억원)→GS(4조4000억원)→한진(2조1000억원)→한화(1조1000억원) 순이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