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활동 많이 이뤄지는 中, 산업정책 범주에 포함해야”
"중국은 커다란 변화가 수반되는 중대한 변곡점에 있다. 중국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새로운 성장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사진)은 27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와 산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국은 생산요소 투입 위주의 성장, 투자-수출 위주 성장, 자원·환경 소모적 성장에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현재 성장전략의 대폭적 수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게 안현호 부회장의 설명이다. 즉 생산요소 투입 위주의 성장에서 총요소 생산성 위주 성장으로, 투자-수출 위주 성장에서 내수와 조화를 이루는 성장으로, 자원 절약적이고 친환경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안 부회장은 중국의 경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간의 비약적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정부의 역할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늘면서 정부-민간 간 역할의 조정, 국유기업을 포함한 국유부문의 축소, 노동·금융 등 생산요소 시장의 개혁 같은 경제 시스템의 개혁이 시급하다"며 "개혁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미래가 엇갈릴 것이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년 가까운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 분야에서 보낸 그가 중국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와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안 부회장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중국과 직간접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며 "이런 이유로 모든 대기업이 중국 사업본부를 운영하며 대중국 전략을 가장 중요한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실제 제조, 마케팅 등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업활동이 중국에서 이뤄지며 연구개발(R&D), 제조공정 등도 한국 본사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한 국가 안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중국 생산규모가 국내 생산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며 조만간 국내 생산분을 크게 초과할 전망이다.
중소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안 부회장은 "우리나라 대부분 의류업체 제조공장은 칭다오에 있으며, 판매법인은 상하이에 두는 경우가 많다. 한국 본사에는 디자인, R&D 관련 소수인력만이 남아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경영의 가치사슬에서 중국을 한국의 일부로 간주한다. 국내 산업정책의 범주에 중국을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 부회장은 중국의 변화와 비약적 발전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산업은 조만간 조립완성품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고, 궁극적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반면 부품·소재·장비 분야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지 못해 격차를 보일 것이다. 이 분야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병용 기자




